법원 “국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누명 쓴 피해자 등에 16억 배상”
법원 “국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누명 쓴 피해자 등에 16억 배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1.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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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기자회견하는 최모씨. (사진=연합뉴스)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기자회견하는 최모씨. (사진=연합뉴스)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7)씨가 국가와 당시 사건 수사담당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 16억원의 배상금을 받게 됐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5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최씨가 낸 소송에서 “국가가 최씨에게 13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최씨의 가족 2명에게도 총 3억원(어머니 2억5000만원, 동생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전했다.

약촌오거리 사건은 2000년 8월10일 새벽 2시께 익산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16세이던 최씨는 다방 배달 일을 하다 택시기사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최초 목격자이자 범인이 도주한 모습을 본 최씨는 이후 경찰 조사에 협조했지만 경찰은 그를 오히려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했다. 폭행과 고문으로 최씨를 범인으로 몰아갔고 최씨는 견디지 못하고 결국 자신이 살해했다며 거짓자백을 했다.

이듬해 2월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고 같은 해 5월 열린 항소심에서 광주고등법원은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최씨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그대로 형이 확정됐고 10년간 옥살이 끝 2010년 출소했다.

최씨의 억울한 옥살이는 한 차례 소명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군산경찰서는 진범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용의자 김모씨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으나 직접 증거가 없고 진술을 번복한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사건은 그렇게 묻힐 뻔했으나 2013년 재심 사건 전문가 박준영 변호사가 최씨에게 재심 청구를 권유하면서 다시 이 사건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그렇게 3년8개월간 법정 다툼을 벌었고 2016년 11월17일 광주고등법원은 재심에서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동시에 용의자 김모씨를 긴급체포했다.

2017년 5월 최씨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가와 경찰관, 검사를 상대로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날 법원은 국가와 경찰관, 검사 등이 최씨에 13억원, 최씨 가족들에게 3억원 등 총 16억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익산경찰서 경찰들이 영장 없이 원고 최씨를 여관에 불법 구금해 폭행하고 범인으로 몰아 자백 진술을 받아냈다”며 “사회적 약자로서 무고한 원고에 대해 아무리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전했다.

또 “검사는 최초 경찰에서 진범의 자백 진술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는데도 증거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고 경찰의 불기소 취지 의견서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수호를 못할지언정 위법한 수사로 무고한 시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 이 사건과 같은 불법행위가 국가 기관과 구성원들에 의해 다시는 저질러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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