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인질범은 한국 정부… 70억 달러 인질로 잡고 있어”
이란 “인질범은 한국 정부… 70억 달러 인질로 잡고 있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1.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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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되는 한국 국적 선박. (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국적 선박 나포 사건이 인질극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란 측이 “오히려 인질범은 한국 정부”라며 반박 취지의 말을 전했다.

6일 연합뉴스는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인 5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 회견에서 이란의 한국 선박 나포가 인질극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은행에는 동결된 이란 원유수출대금 약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가 있다.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원화 계좌가 개설됐고 이는 이란산 원유 수입과 국내 수출업체의 대이란 수출 지원을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이 계좌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이란은 줄곧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번 이란의 한국 국적 선박이 이러한 양국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일각의 해석이었다.

이에 이날 이란은 “우리가 아닌 한국 정부가 70억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반박한 것이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최근 한국 선박 나포에 대해 인질극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란 자금 70억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여기에 인질범이 있다면 그것은 70억달러가 넘는 우리 자금을 근거 없는 이유로 동결한 한국 정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재 대상이 아닌 의약품 같은 물품에 관해서도 근거 없는 구실을 들어 이란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 그들은 이란 국민이 우리 자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추가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