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공세·지지율 하락에도 침묵… 더 큰 논란 차단 위해서인 듯
국민의힘 초선의원, 靑 앞 1인 시위… 與 "의중 관심 없으면서"
'추미애-윤석열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9일 수능 방역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외부일정을 소화했을 뿐,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감찰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참모진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도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고, 닷새가 지난 이날까지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등 야권은 연일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지율 하락세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갤럽에서 발표(24~26일 전국 유권자 1005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40%로, 역대 최저치(39%)에 근접했다.
야당의 연이은 공세와 지지율 하락에도 문 대통령이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더 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논란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옹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침묵에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추 장관이 독단으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문 대통령이 어느 정도 사전에, 묵시적으로 허용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면서 "대통령은 이 상황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이 더 답답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있는 문 대통령에게 시선이 쏠리는 걸 막고자 고군분투중"이라며 "열흘 만에 급조한 사찰프레임을 흔들며 오로지 추-윤만 보라고 연막탄을 터뜨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묵인 아래, 추 장관의 활극으로 독재의 완성이 9부 능선을 넘었다"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문 대통령을 향하는 화살에 불괘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SNS에 "대통령에게 침묵한다고 비난하지만, 애초부터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의중'에는 관심도 없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지금 그들은 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비난하지만, 과거에는 '대통령이 입을 열면 4000만 국민이 고통받고, 대통령이 침묵하면 국민이 편안하다'고 했다"면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공세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을 공격을 하던 분들이 지금은 대통령의 침묵에 대해 독설을 쏟아낸다"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