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통합 항공사 경영성과 미흡시 조원태 경영일선서 퇴진"
산은 "통합 항공사 경영성과 미흡시 조원태 경영일선서 퇴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1.2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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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투자합의서 위반 시 계열주가 책임부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신아일보 DB)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신아일보 DB)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명목으로 한진칼에 국민 혈세를 투입했다는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 19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은 담보가치 1700억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조 회장의 경영 성과가 미흡하다면 담보 주식을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8000억원을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전체가 담보로 잡혔고, 윤리경영을 위한 7대 의무조항이 부여됐다. 

최 부행장은 "일각에서는 계열주의 투자합의서 위반시 한진칼이 그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구조라고 우려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진칼은 계열주의 위반만으로 인한 위약벌 및 손해배상에는 전혀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오히려 한진칼이 이를 위반할 경우 계열주도 책임을 부담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는 구조로 돼있어 향후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더라도 한진칼이 통합작업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산은이 취득하는 한진칼 보통주에 대해선 "단기적인 회수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가 종식되고 통합 국적항공사의 영업상황이 회복·안정된 이후, 시장을 통해 매각하거나 한진칼 앞 자사주로 매입하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이 전날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데 대해선 "법원의 가처분 인용시 본건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차선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양대 항공사의 경영정상화 작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