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선 룰 확정… '여성' 적임자 주목
국민의힘, 보선 룰 확정… '여성' 적임자 주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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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준비위 "예선서 시민 의견 100%… 본선도 80% 반영"
'女 가산점' 공천관리위로 공 넘겨… 당내 여성 후보 주목
(왼쪽부터)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나경원·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나경원·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내년 재·보궐 선거 경선 규칙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공은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역량 있는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세워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당 4·7 재보선 경선준비위는 12일 마지막 회의를 진행하고 서울·부산시장 보선 본 경선에서 시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80%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원 투표는 20%만 반영한다. 이에 앞서 예선에선 시민 여론조사만 반영한다.

본 경선에 반영할 시민 평가는 '숙의 민주주의' 방식으로 실시한다. 종합토론회를 합동으로 5번 진행하고 무작위로 선정한 시민평가단 1000명이 매회 토론을 시청, 투표하면 그 결과를 즉시 발표하는 방식이다.

정치 이력이 없는 신인 후보는 예선 성적이 좋지 않아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쟁점으로 떠오른 여성 가산점에 대해선 공천관리위로 결정을 미뤘다. 현재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여성·청년·신인은 경선 총점의 20%를 가산점으로 받을 수 있다.

경선준비위는 이같은 내용의 의결안을 오는 1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이르면 이달 말 후보를 선발할 공관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상훈 재보선 경선준비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선준비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상훈 재보선 경선준비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선준비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선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상훈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앞서 "이번 서울·부산 보궐선거는 국민께서 도저히 납득이 어려운 권력형 성범죄로 시정을 팽개치고 도망가 버린 그 자리를 메우는 선거가 됐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추산으로 838억원의 막대한 선거비용이 든다. 국민의힘은 국민께 신뢰 받을 수 있는 공정한 경선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 가산점이 다시 고개를 들고, 경선 규칙이 윤곽을 나타내자 적임자를 자처하며 출마하려는 이들도 본격인 채비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앞서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가장 먼저 서울시장 후보 도전장을 내밀었고,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구청장은 이혼 후 두 자녀를 키우기 위해 분식집을 운영하다가 49세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논란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야당에서 여성 시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구청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존재감이 커졌다. 서울 25명 구청장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으로,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집을 한 채만 소유한 사람의 재산세를 깎아주는 정책을 독자적으로 입안하면서 전국구 단체장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군에 오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박주민 의원 등과 겨눠도 처지지 않는단 평가를 받는다.

중앙 무대에선 나경원·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현역 중에선 윤희숙 의원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다음 주말을 전후해 저서를 출간하는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 관측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이 전 의원은 "곧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

두 거물 인사에 대해선 경선 규칙 발표 내용을 보고 거취를 최종 결정하려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 바 있다. 경선 규칙이 나오면서 이들의 고심도 결심으로 바뀔 공산이 커졌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