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축구, 사상 첫 남아공 함께 간다
남북축구, 사상 첫 남아공 함께 간다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06.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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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2위 차지 동반 진출

북한의 '천리마 축구'가 44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북한은 18일 오전 3시(한국시간) 리야드의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북한은 최종전적 3승3무2패 승점 12점(득실차 +2)으로 한국(4승4무 승점 16. 1위)에 이은 조 2위를 기록, 남아공월드컵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1966잉글랜드월드컵에서 8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은 44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특히, 북한의 월드컵 본선행으로, 남북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동반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반면 사우디는 이날 무승부로 최종전적(3승3무2패 승점 12. 득실차 0. 3위)에서 북한과 동점을 이뤘으나, 골득실에 뒤져 남아공 직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조 3위가 된 사우디는 0.5장의 티켓이 걸린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 진출, 이날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제압하며 A조 3위를 확정지은 바레인과 오는 9월5일과 9일 각각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갖게 됐다.

사우디는 바레인을 제압하면 오세아니아 월드컵 예선 1위팀 뉴질랜드와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벌이게 되며, 이 경기를 통해 월드컵 본선행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1-1로 비긴 이란(2승5무1패 승점 11. 4위)은 이날 경기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북한에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사우디는 전반 초반부터 나이프 하자지(20·알 이티하드), 야세르 알 카타니(27·알 힐랄)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북한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정대세(25·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수비에 가담,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웅크려 양 팀은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선 사우디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사우디는 측면에서 문전으로 이어지는 크로스를 통해 공격 활로를 찾았다.

북한은 골키퍼 리명국(23·평양시)의 선방이 이어지며 위기를 넘겼고, 김정훈 감독은 후반 17분 홍영조(27·FK로스토프) 대신 안철혁(22·리명수)을 투입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다급해진 사우디의 조세 페세이루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활로를 찾으려고 했으나,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사우디는 후반 40분 알 카타니를 대신해 나세르 알 샴라니(26·알 샤밥)가 그라운드에 나서며 총공세에 나섰다.

결국 북한은 후반 막판까지 줄기차게 이어진 사우디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쳐 월드컵 본선행의 감격을 누렸다.

한편, 앞서 펼쳐진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는 바레인이 후반 29분 터진 마흐무드 압둘라만의 결승골을 앞세워 우즈벡에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바레인은 최종전적 3승1무4패 승점 10점을 확보,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호주(6승2무 승점 20. 1위), 일본(4승3무1패 승점 15. 2위)에 이은 조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