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잔고가 작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해외주식의 투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잔고는 28조9000억원으로 작년 말(12조원) 대비 142.6%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2조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고, 중국(2조3000억원·8%), 홍콩(2조1000억원·7%), 일본(9000억원·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8월 말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손익은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잔고 평가손익은 2018년 말 1000억원에서 작년 말 7000억원, 올해 6월말 1조4000억원으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8월 말 개인투자자의 해외채권 투자 잔고는 9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12조8000억원) 대비 27.5% 줄었다.
발행자 국적별로는 브라질(7조8000억원·84%)과 미국(4000억원·5%), 한국(4000억원·4%), 멕시코(2000억원·2%) 순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종류별로는 국채가 8조원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고, 회사채(1조1000억원·12%)와 특수채(1000억원·1%)가 그 뒤를 이었다.
올해 8월 말 개인투자자 해외채권 잔고의 평가손실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해외채권 잔고의 평가손실은 2018년 말 1조8000억원에서 작년 말 8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올해 3~8월 중 2조5000억원부터 3조1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 특징을 살펴보면, 올해 해외주식의 투자 쏠림현상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기준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합계(40억달러)는 전체 순매수 규모(115억달러)의 34%로, 작년(24%) 보다 그 비중이 10%p 늘었다. 순매수 상위 종목은 모두 미국 나스닥 대형 기술주에 쏠렸고,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테슬라는 전체의 13%를 차지했다.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증가했다.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가 각각 작년보다 60.5%, 97.4% 늘었고, 해외주식 직접투자 종목 중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주식은 국내주식보다 정보 접근성이 낮아, 특정 정보에만 의존한 '묻지마식 투자'는 주가 변동 리스크에 더욱 크게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해외 장내파생상품과 FX마진거래는 최근 거래 규모가 늘면서 그에 따른 개인투자자 손실도 크게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