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전문가 과학적 판단 존중… 어르신 접종 예정대로”
정총리 “전문가 과학적 판단 존중… 어르신 접종 예정대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0.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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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사인, 독감 백신과 연관성 없어… 접종 중단 고려 안해
예방접종. (사진=연합뉴스)
예방접종. (사진=연합뉴스)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정부는 전문가들의 판단을 존중해 접종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민께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정부 결정에 따라 예방 접종에 계속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10대 남학생이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이후 20~21일 제주, 대구, 경기, 서울, 대전 등 각지에서 사망 사례가 잇따랐다.

16일 독감백신 접종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전날까지 나온 사망자만 총 48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남(각 6명), 대구·전북·전남(각 5명), 경북 4명, 경기·충남(각 3명), 부산·강원·인천(각 2명), 대전·제주(각 1명)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 22명, 80대 이상 16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 등이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보류해야 하는지 국민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다. 의료계는 접종 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을 일주일 잠정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질병청은 사망자 사인이 독감 백신과 직접 연관성이 없고, 지난해에도 독감 백신 접종 후 일주일 내 사망한 만 65세 이상 노인만 1500명에 달했다며 예방 접종 사업은 중단 없이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질병청은 지난 23일과 24일 열린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에서도 사망자들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며 접종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예방접종전문위는 1차로 사망한 26명에 대한 사인을 검토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 관계가 매우 낮아 특정 백신을 재검정하거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백신 접종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의심되는 사례가 없고, 같은 제조번호 제품을 맞고 사망한 사람 중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람도 없다는 게 예방접종전문위의 판단이었다.

또 사망자 20명에 대한 부검 결과 이 중 13명은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백신 접종과는 관계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날 정 총리는 이 같은 질병청의 판단에 궤를 같이 하며 접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질병청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하면서도 “예방 접종 후 사망 또는 중증 이상 반응 사례는 철저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오는 26일 만 62세부터 69세 어르신에 대한 접종은 예정대로 이뤄지게 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