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다시 급증하자 전수조사 카드 꺼내들었다
코로나 다시 급증하자 전수조사 카드 꺼내들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0.1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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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노인·정신병원 종사자 등 16만명 전수조사
결과 따라 비수도권으로 확대… 요양병원 관리 강화
노인, 정신병원 종사자 등 전수조사. (사진=연합뉴스)
노인, 정신병원 종사자 등 전수조사. (사진=연합뉴스)

최근 노인·정신병원 등 취약계층 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데 따라 정부가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일제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수조사로 노인·정신병원에서의 확진자를 걸러냄으로써 이들 시설에서 나오는 집단감염 사례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우선 수도권 지역 노인·정신병원 종사자와 이용자 16만명을 우선 전수조사 한 뒤 비수도권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인천에 있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병원을 비롯한 정신보건시설의 종사자·이용자에 대해 늦어도 다음 주 전수검사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전수조사는 노인·정신병원에서의 집단감염이 재확산 불씨가 돼 확진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그간 교회, 방문판매, 클럽 등 여러 시설에서 나온 집단감염이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진 바 있다. 8월에 종교시설, 집회 등을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면 9월 이후부터는 노인·정신병원 등 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사례가 두드러졌다.

서울 도봉구 정신과전문병원 ‘다나병원’에서는 9월 말 첫 확진자가 나온 뒤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왔고 이날 기준 누적 확진자는 65명으로 늘었다. 다나병원과 1분 거리(50m)에 있는 노인 요양시설인 도봉 예마루데이케어센터에서도 비슷한 시기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현재까지 5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북 포항 휴요양병원에서도 한날 3명의 확진자가 나온 뒤 3일 연속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확진자가 8명으로 늘었다.

10월에도 노인시설의 확진 사례가 이어졌다. 경기 의정부 재활전문병원인 마스터플러스병원에서는 지난 6일 14명이 한꺼번에 확진된 후 추가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이날까지 확진자가 61명으로 늘었고, 경북 경주 늘푸른요양병원에서도 이달 초 확진자가 나와 병원이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됐다. 지난 14일에는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5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50대 간호조무사가 앞서 확진되면서 추가로 52명이 한꺼번에 확진된 것이다. 이러한 집단감염 사례는 부산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확진자 포함 총 53명의 입원환자 중 2명은 사망했다.

집단감염의 경우 다수의 확진자로 인해 2차, 3차, 연쇄감염에 이어 지역사회 전체로까지 번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신규 확진 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방역이 중요하다. 전날 84명으로 파악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부산 요양시설 집단감염으로 이날 그 수가 110명으로 뛴 일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노인·정신병원에서의 잇단 집단감염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노인시설 일제 전수검사 등 선제적 조치로 이를 막겠다는 생각이다.

전수검사는 대상은 시설 종사자 13만명, 이용자 3만명 등 16만명이다. 다만 입원환자와 데이케어선테의 이용자는 제외한다. 입원환자의 경우 신규 환자가 입원할 때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돼 있는 데다 입원환자까지 검사하면 그 수가 너무 많아져 제외됐다.

반면 종사자나 이용자는 매일 출퇴근 식으로 지역사회와 시설을 반복해 다니기 때문에 선제적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 검사대상 16만명 중 잠복감염이 얼마나 나오는지 패턴을 보면서 이 검사를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할지 등을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손 반장은 “부산 사례 등은 일제검사 하는 수도권과는 다른 지역이기 때문에 정부가 전국적 관리체계 강화를 고민하고 있다”며 “방안이 확정되면 1~2일 이내에 그 내용을 발표하겠다. 그 과정에서 요양병원협회와 협의해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