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당무감사'까지… 극우·강경파에 칼 빼든 김종인
'국정감사'에 '당무감사'까지… 극우·강경파에 칼 빼든 김종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0.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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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감사위, 당협에 '대표업적·실거주·소통여부' 등 전방위 질의
SNS 막말 여부 등도 파악해 극우 손절… '풀뿌리 지지기반' 마련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 의원, 당직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 의원, 당직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중앙당사에서 열린 현판식에서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무감사 칼을 빼든 국민의힘이 제일 먼저 당협위원장 정리부터 나섰다. 풀뿌리 지지기반 마련으로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8일까지 각 당협위원회로부터 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15일부터 현장 감사에 들어간다.

7일 <신아일보>가 입수한 국민의힘 당무감사 사전점검 자료를 보면 평가요소 항목으로는 △당협위원장 관련 사항 △당원관리 실태 및 조직운영 상황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 운영 실태 △지역 여론 형성 및 지역 현안 해결 노력 여부 등이 있다.

총 문항만 48개로, 이 중에는 △지역구 발전을 위한 대표적 업적 △지역 현안 해결 활동 여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을 받기 위한 지역구 내 주요 활동 사항 등을 묻는 질문도 포함했다.

또 세금 납부 여부와 당협위원장과 가족의 지역구 실거주 유무, 책임당원·일반당원 수 현황, 청년·여성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활동 여부 등도 묻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의 정책 실패와 국민적 정서에 반하는 행태 등에 대해 지역민에게 홍보한 사례가 있는지도 묻고 있다. 이어 2022년 대통령 선거와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당원협의회 재정비 추진 사례에 대한 작성도 요한다.

당협위원장 영향력을 묻는 질문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여부를 묻고, SNS 활동으로 인해 논란에 오른 적이 있는지도 파악에 나섰다. 언론에서의 활동과 노출 빈도 역시 잣대 중 하나로 올랐다. 지역 사정에 밝은 '오피니언 리더(선전주도)' 등 유관기관 인사가 있는지도 묻는다.

이같은 사항은 거친 말 등으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한 강경파를 쳐내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맞물려 태극기 세력을 떨치기 위한 명분으로 보는 시각도 상당수다.

실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후 호남·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극우단체·강경파와 선을 긋고 있다. 외연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일부 인사가 지지율 상승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당무감사를 고리로 물갈이에 들어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당협위원장 교체를 주도할 조직강화특별위원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지역 조직 강화로 내년 재보선에서 국면을 만든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성과를 거둬야 대선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고, 대선에서 이기면 지방선거는 자연스레 순풍을 탄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김 위원장이 자기 사람을 심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김 위원장 체제에서 진행하는 첫 당무감사인 만큼 당협위원장의 물갈이 폭이 얼마나 될지 내부에선 긴장감이 돌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