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결제 활발한데…'현금 수요' 오히려 확대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결제 활발한데…'현금 수요' 오히려 확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9.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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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후 주요국 화폐발행잔액 증가율 작년보다 대체로 상승
한은 "경제 위기 상황 안전자산 선호 심리·금융기관 대응 영향"
한국 화폐발행잔액 및 환수율 추이. (자료=한은)
한국 화폐발행잔액 증가율 및 환수율 추이. (자료=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활동의 비대면화가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 결제 수단 중 화폐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3월 이후 미국과 중국, 호주 등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작년 증가율 대비 2~3배에 달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현금을 쌓아두려는 심리가 작용했고, 이에 대응해 금융기관도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가 주요국 화폐 수요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발 후 한국 등 세계 주요국의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은 평시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화폐발행잔액 증가세는 지난 2011년 초를 정점으로 둔화한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화폐발행잔액은 다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올해 3~8월 중 화폐환수율은 20.9%로 작년 60.1% 대비 크게 줄었다.

또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스위스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대체로 평시 대시 2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과 중국, 호주와 뉴질랜드, 스위스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작년 증가율 대비 2.4~3.0배 높아졌고, 한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일본은 이 수치가 지난 3월 이후 작년 대비 1.1~1.9배 상승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국가별로 온도차를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뉴질랜드, 스위스는 지난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반면, 미국과 호주, 유럽연합과 캐나다는 화폐발행증가율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결제가 활발해진 상황에서 주요국의 화폐 수요 증가한 원인으로 안전 자산인 현금 재고를 확보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늘어나는 화폐 지급 및 교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재난 등 위기 상황에서 현금에 대한 신뢰가 비현금지급수단보다 우위에 있음을 보여준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불안 상황에서 현금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음에 대비해 충분한 발행준비자금 확보와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급된 화폐가 적재적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시중 화폐수급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