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신경전 여전… '당색 변경' 네 번째 무산
국민의힘 내부 신경전 여전… '당색 변경' 네 번째 무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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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4·15 총선 패배서 느낀 긴장감 잊지 말라" 견제 목소리 재우기
김종인 체제, 출범 전부터 곤혹… 최근에는 당색·공정거래 3법 두고 마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대한 견제구가 여전하다. 출범 때부터 당 상징색 변경까지 주요 사안마다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22일 오후 실시한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4·15 총선 패배를 맛보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그 위기를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며 "최소한 내년에 실시하는 재·보궐선거까지만이라도 당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비대위에 대한 당내 견제와 불만이 여전한 것에 대한 지적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본회의 중점 논의 법안 등 정치권 현안과 당색 변경 등 당내 사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특히 이날 의제로 오른 당색 변경은 이번이 의총이 네 번째 논의임에도 견론이 나지 않았다.

당 홍보국은 앞서 지난 14일 빨강·노랑·파랑을 혼합한 새 당색을 시안으로 공개했지만, 삼원색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이질감이 크고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게 반대 목소리 대부분이다. 이후 18일 오후 당색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가 20일로 미뤘고, 21일 오전에도 첨예한 이견 때문에 연기했다.

특히 당색 결정 과정에서 소속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삼원색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선 15.8%만 찬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에 찬성표를 던진 17.4%보다 적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시작부터 곤혹을 치렀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제1야당은 김 위원장 인선을 두고 내부 갈등을 벌였고, 총선에 이어 또 한 번의 진통을 겪었다. 4월 28일 전국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을 추인했지만, 상임전국위원회에선 임기 연장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많아 의결 정족수 미달로 한 차례 좌절했다.

김 위원장 역시 '반쪽 비대위는 하지 않겠다'고 피력하면서 자리를 고사했고, 한 달이 지난 5월 27일에서야 제1야당은 우여곡절 끝에 김 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중진급 이상 의원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 체제에 대한 불평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집권 후 기본소득제와 경제민주화 등 진보권 기치를 앞세우자 당내에선 보수 정체성과 결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일제히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후 당 일각에선 정강·정책 개정과 5·18 광주 민주 묘지에서의 사과 등 김 위원장 행보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은 빼먹지 않았다.

당명 변경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과 내부 인사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름 변경 과정에서 비대위가 전국위와 상임전국위 일정을 미리 잡아둔 것이 화근이었다.

또 통상 '국민'이라는 단어는 진보권 정당이 적용했다는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고, 하태경 의원의 경우 "대표나 비대위원장이 바귀면 이름도 바꾸는 건 후진 정치"라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거래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김 위원장을 찬성 의견을 내면서 반발 기류가 거세졌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쟁점 사항마다 기업이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 의견을 듣고, 당 의견을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거리를 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의원 숫자 많으니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자체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입법)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정할 사항이 몇 개 있으면 다소 고칠지 모르지만, 3법 자체를 거부해선 안 된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의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당색 변경과 관련해 '원내 인사와의 소통이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무엇이 소통이냐, 내가 일일이 의원님 한 명씩 찾아다녀야 소통이 되는 것이냐"고 일부 반대 목소리에 대한 불만을 피력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