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 무산…"안타깝다"
아시아나항공 M&A 무산…"안타깝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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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리 체제 가능성↑…계약금 반환 소송도
금호산업·아시아나 해명하며 혼란 최소화 주력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세워진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세워진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결국 무산됐다.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10개월 만이다.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매각 무산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4년 12월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계약금 반환 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 해명하며,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오늘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금호산업에서 현산에 계약 해제가 통보된 것에 대해 매각 과정을 함께 했던 채권단으로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이어진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운용심의회 회의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기안기금 지원 이후 채권단이 영구채 8000억원의 주식 전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9%) 감자 등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본격적으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인다.

채권단은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재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구조조정과 경영진 교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안기금에는 기금 지원 시작일부터 최소 90% 이상의 고용 총량을 6개월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있어 당장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통매각’ 대상이었던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자회사 분리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통해 채권단은 차기 인수자에게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산은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서는 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제대로 된 실사를 통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약금 일부라고 돌려받기 위한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7월 선행 조건을 마무리했다며, 현산에 계약 종결을 요구했다. 이에 현산은 12주간 재실사를 요구했으며, 지난 달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간 회동 이후에도 12주 재실사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현산의 M&A가 최종 결렬돼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지주사인 금호고속에도 여파가 미치지 않겠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금호산업은 이날 자료를 내고 “당장 아시아나항공 딜이 무산돼 금호산업의 투자 계획은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본질적인 현금흐름, 영업 상황 등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이날 자료를 내고, 현금 흐름, 영업 상황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호산업은 “상반기 동안 아파트 3392세대 분양을 순조롭게 마쳤고, 하반기에도 약 3000세대를 추가 분양해 사상 최대 아파트 분양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꾸준히 주택 수주 잔고를 쌓아 미래 성장성까지 이어가고 있으며, 토목, 건축 등 다른 사업부에서도 지속적인 수주를 통해 매출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고속의 경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탑승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운송업 등에 대한 정부 지원으로 한숨 돌릴 전망이라는 게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되면서 금호산업이나 금호고속에 대한 우려가 생기고 있는데, 큰 걱정할 필요 없다”며 “금호산업의 본질 가치는 전혀 변한 게 없으며, 금호고속도 코로나19로 잠시 어렵기는 하지만 곧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M&A 무산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의 ‘계속기업으로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계약해제에 따른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항공기 운영과 영업환경 유지를 위해 주요 거래처들에게 필요한 제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편익 증진에 기여해 온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인정하고, 향후 항공운송산업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정부와 채권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