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통령이 결단해주는 게 이치"… '불공정 이슈' 부각
임기 후반기 잇단 악재에 與 일각 '조기 레임덕' 우려 목소리
靑 '침묵'… '제2조국사태' 염려 동시 '검찰개혁' 동력상실 우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시절 '황제 병가'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며 야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결과를 보자'며 엄호에 나서고 있고, 청와대는 연일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부담이 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라 주목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추 장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고위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단해주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좌고우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추 장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야권은 이번 추 장관 아들 의혹이 지난해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불공정 이슈'와 닮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은 물론 여권에 부담을 안기며 국정운영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반대로 여권은 일단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야권을 향해서는 '정치공세'라며 추 장관을 엄호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추 장관과 관련해 무차별적 폭로, 검증이 되지 않은 의혹 제기로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번 의혹의 여파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tbs 의뢰, 7~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504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도는 4.1%p 하락한 33.7%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1.8%p 상승한 32.8%였다. 양 당의 격차는 0.9%p로, 오차범위 안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2.4%p 내린 45.7%였고, 부정평가는 1.4%p 오른 49.5%였다.
이 때문에 여권 내 일각에서는 임기 후반기 악재가 계속 겹치며 '조기 레임덕'이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 의료계와의 갈등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임기 말까지 안정시키지 못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추 장관의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전날 진행된 문 대통령과 민주당 주요 지도부 간담회에서도 추 장관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다만 내부에서는 '불공정 이슈'가 재등장한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제2 조국 사태'로 비화돼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청와대로서도 추 장관이 아들 문제로 낙마할 경우 그동안 공 들여온 검찰개혁의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일단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올 하반기가 '추미애 정국'이 되면서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