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부터 장관까지 엮인 '추미애 논란'… 與 '무리수' 뒀다 민심만 이탈
사병부터 장관까지 엮인 '추미애 논란'… 與 '무리수' 뒀다 민심만 이탈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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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남성 민주당 이탈… 추미애 아들 '황제 복무' 논란 확산세
김남국 "野 미필 많다" 발언에 오히려 역공 당해… 여당이 3배
아들 병역 여부로까지 번져… 한병도 "아들 자폐" 개인사까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황제 복무' 논란을 두고 사병부터 국방부 장관까지 줄줄이 엮이면서 여론의 공분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은 추 장관 비호 과정에서 무리수까지 두다가 함께 뭇매를 맞는 실정이다.

1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9월 2주차 주중 잠정집계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차이는 0.9%로 좁혀졌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4.1%p 하락한 33.7%를 기록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1.8%p 오른 32.8%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2주째 하락하며 30%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대부분 계층서 하락한 가운데 남성(8.9%p↓), 50대(11.1%p↓), 70대 이상(9.9%p↓), 중도층(4.2%p↓), 진보층(4.0%p↓), 무직(9.6%p↓), 가정주부(8.1%p↓), 학생(6.5%p↓), 자영업(6.2%p↓)에서 주로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남성(3.7%p↑), 20대(8.9%p↑), 중도층(3.0%p↑), 학생(7.1%p↑), 자영업(6.3%p↑)에서 상승했다. (TBS 의뢰, 7~9일 전화조사,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4명 대상, 응답률 5.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같은 결과만 봐도 최근 불거진 추 장관 아들 문제로 민심이 이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의당은 이번 의혹을 '제2의 조국 사태'로 몰아치고 있다. 앞서 '공정'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문재인 정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비위 의혹으로 한 차례 지지율에 타격을 받았다. 특히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비리로 20대 지지층이 이반했고, 이번 사건 역시 국민의 '역린' 중 하나인 병역 문제를 건드리면서 20대와 남성 지지층이 국민의힘으로 등을 돌렸다.

하지만 민주당의 추 장관 방어는 여전한 실정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추 장관 아들 논란에 대해 "무차별적인 폭로와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방어막을 쳤다.

김 원내대표는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며 "검찰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해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정치 신인은 야당 공세를 과하게 반박했다가 오히려 화를 불렀다.

초선 김남국 의원은 이번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 당에 군대를 안 다녀온 분이 많아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군대 갔다왔으면 이런 주장 못한다"고 힐난했다.

김 의원 주장과 달리 병역 면제를 받은 민주당 의원은 34명으로, 12명인 국민의힘보다 약 세 배나 많았다. 당별 남성 의원 대비 미필 비율을 따져도 민주당 22%, 국민의힘 14%다.

김 의원의 발언은 당 소속 의원 자녀의 병역 이행 여부로까지 번졌다. 한 언론은 민주당 내 자녀가 병역 면제를 받은 의원이 14명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송기헌·한병도·김승원·김홍걸 의원의 아들은 6급으로 완전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병도 의원은 자신의 둘째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가 불분명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가슴 아픈 가족사를 꼭 꺼내게 만들어야 시원하겠느냐"며 유감을 나타냈다. 한 의원은 "둘째 아이는 현재 21살이고, 심한 자폐아"라며 "정신연령은 영아기에 머물러 있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언론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이같은 보도의 시작이 김 의원 발언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논란 확산을 유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진 우상호 의원 역시 "카투사 자체가 편한 곳"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카투사는 미군에 배속된 한국 육군으로, 추 장관 아들 서모 씨는 여기서 복무했다. 

우상호 의원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현역 장병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또 카투사 장병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알렸다.

우 의원은 앞서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며 "카투사에서 휴가를 갔느냐, 안 갔느냐와 보직을 이동하느냐, 안 하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얘기"라고 말한 바 있다.

우 의원 발언 직후 카투사 출신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모임에선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카투사에 복무하는 장병 또한 대한민국의 국군 장병이자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비난했다.

공고했던 남성과 20대 지지층은 물론 군심(軍心)까지 요동치는 상황이지만, 여당은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초선이자 청년층에 속하는 장경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의혹에 대해 "누락돼 있는 휴가 기록에 대해 왜 사병이 입증해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또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보복성 소환' 논란에 대해서도 "'말꼬리 잡기' 정치 공세"라며 "'제가 찾아가겠다. 연락드리겠다'라고 했으면 더 오해를 샀을 것"이라고 하는 등 여론과는 다소 동 떨어진 발언을 내놨다. 윤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당연히 포털의 공정성을 검증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장 의원 주장이다.

앞서 이번 논란에 대해 이낙연 대표까지 나서 "오해를 살만한 문자"라고 주의를 줬고, 윤 의원은 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공적인 업무공간인 국회에서 공적인 업무를 보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윤 의원은 언론을 잘 알고 포털 기사 게시 과정을 잘 아니 포털 공정성에 대한 검증도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야당을 향해선 "말꼬리를 잡아서 언론통제·권포유착이라는 의혹만 키우고 있다"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선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에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유착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 의정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을 주게 될 것이다. 자승자박하는 결과"라며 "사실을 왜곡한다든지, 과장해서 공세를 한다면 이것은 결국 정치적인 공세"라고 반박했다. 또 "AI(인공지능) 알고리즘(통계) 자체가 사실 중립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내 인사가 야당에 연일 공세 빌미를 주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가 몇 달 동안 경험한 것처럼 정치가 잘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삐끗하면 그것이 큰 이슈(현안)가 되는 괴로운 상황에 놓여있다"며 소속 의원 일동에게 언동을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