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카카오 보복 소환' 논란에 "자유당·5공화국"까지 나온 국회
윤영찬 '카카오 보복 소환' 논란에 "자유당·5공화국"까지 나온 국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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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경악할 일 세상 밖으로 나와… 5공 보도지침 되살아난 느낌"
이낙연, 野 국감까지 언급하자 윤영찬에 "엄중한 주의 드린다" 경고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디지털뉴딜분과위원회 간사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기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디지털뉴딜분과위원회 간사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기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즉석에서 포털 간부를 부르고, 뉴스 배열을 바꾸라고 할 정도인줄 몰랐다. 5공화국 시절 보도지침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보복성 소환' 논란이 또 하나의 정쟁 뇌관으로 부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포털 사이트를 (국회로) 들어오라 나가라 하면서 뉴스 배열을 좌우하려는 경악할 일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며 이렇게 비난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8일 보좌진이 주 원내대표 연설이 '다음' 메인에 걸렸다고 알리자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하라. 카카오 너무한다, 들어오라고 하라"라고 하는 등 업계 압박성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고, 이전에는 네이버 부사장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인터넷과 포털 사이트 등을 담당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어 해당 업체에 압박을 넣으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를 낳았다.

이를 두고 윤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연설은 기사가 메인에 뜨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충분히 내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과거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이정현 전 의원의 '세월호 참사 보도 개입' 의혹을 연상케 했고,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올해 1월 '세월호 참사 보도 개입'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지난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톡 뉴스에 실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에 대해 누군가와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톡 뉴스에 실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뉴스에 대해 누군가와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윤 의원 사퇴를 촉구하며 몰아치고 있다.

국민의힘 과방위 소속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윤 의원 포털 통제를 포함해 문재인 정권 여론조작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진석 의원의 경우 "포털도 언론"이라며 "지금이 보도지침 시대나 언론통제 시대도 아닌데 국회의원이 대놓고 '(포털 관계자를) 국회에 들어오라 말라' 얘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태도이고 서슬퍼런 갑질"이라고 질타했다.

김기현 의원도 "윤 의원이 과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강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하고, 당장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에 대해 "옛날 자유당 때가 부러웠던 것 같다"고 한탄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 역시 "윤 의원이 과거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서 어떤 식으로 언론을 장악했는지, 국민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며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논평을 내기도 했다.

갑작스런 문제가 터지자 여당은 당대표까지 나서 수습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실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몇몇 의원께서 국민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윤 의원에게 경고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