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육류 간편식' 다양화…집밥족 공략
식품업계, '육류 간편식' 다양화…집밥족 공략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8.26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집콕족 늘고 캠핑문화 각광 받자 관련 소비·매출 급증
SPC삼립·신세계푸드 상품군 확장, 롯데푸드·동원F&B 대체육 신상품 개발
CJ제일제당·오뚜기, 고기 풍미 살리는 전용 '소스' 신제품 잇달아 출시
SPC삼립의 ‘미트로드’(좌)와 신세계푸드의 ‘올반 육류 간편식(우)’ 신제품 2종. (제공=각 사)
SPC삼립의 ‘미트로드’(좌)와 신세계푸드의 ‘올반 육류 간편식(우)’ 신제품 2종. (제공=각 사)

식품업계는 육류 간편식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박(자동차 캠핑)’을 비롯한 캠핑 문화가 각광받으면서, 관련 소비는 물론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삼립과 신세계푸드를 비롯한 식품기업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육류 간편식(H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에는 캔햄·소시지 등이 대표 육류 간편식으로 꼽혔다면, 최근에는 제조기술의 발달로 전문점 수준의 간편 소고기 구이는 물론 학센(독일식 족발)과 동파육(통삼겹살 간장요리)과 같은 글로벌 육류요리까지 상품군이 다양화되는 추세다. 비건(Vegan, 채식주의자)을 위한 식물성 대체육 간편식도 속속 출시돼 소비자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코로나19 이슈로 집밥 수요가 늘자 육류 간편식 매출도 덩달아 급증하는 추세다. 

SPC삼립의 올 상반기 육가공 가정용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이상 성장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그릭슈바인 비프함박스테이크’ 판매량은 같은 기간 무려 600% 이상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양념육·포장육 등 육류 간편식 온라인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7% 증가했다. 

식품기업들은 이런 추세에 따라 육류 간편식 다양화에 공을 들이면서, 시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SPC삼립은 2014년 프리미엄 육가공 브랜드 ‘그릭슈바인’을 론칭한 후 햄·소시지·미트볼·필라프(냉동볶음밥)·스테이크 등 여러 상품군을 내놓은데 이어, 이달에는 새 브랜드 ‘미트로드’를 선보였다. ‘간편성’에 초점을 맞춰 집은 물론 야외에서도 세계 육류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브랜드다. 제품은 ‘순살학센 슬라이스’와 ‘참나무 반달삼겹’, ‘동파육 슬라이스’ 등 이색 육류 요리 위주로 내놓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특별한 육류 요리를 선호하는 캠핑족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며 “올 하반기에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제품 출시 등 육가공 간편식 카테고리를 더욱 다양화해 2023년까지 매출 1200억원 달성이 목표”라고 말했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 간편식. 롯데푸드 ‘제로미트(좌)’와 동원F&B가 수입하는 ‘비욘드미트(우)’ (제공=각 사)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 간편식. 롯데푸드 ‘제로미트(좌)’와 동원F&B가 수입하는 ‘비욘드미트(우)’ (제공=각 사)
고기 전용 소스 신제품들. CJ제일제당의 ‘백설 스테이크 솔트&시즈닝(좌)’와 오뚜기의 ‘삼겹살 제주식 멜젓소스(우)’ (제공=각 사)
고기 전용 소스 신제품들. CJ제일제당의 ‘백설 스테이크 솔트&시즈닝(좌)’와 오뚜기의 ‘삼겹살 제주식 멜젓소스(우)’ (제공=각 사)

신세계푸드도 올 들어 인천지역 고기맛집으로 알려진 숭의가든과 협업한 ‘전골식 소불고기’와 캠핑족을 위한 ‘칼집 소갈비살’ 등 소포장 육류 간편식을 지속 출시했다. 

이달에는 올반 브랜드를 앞세운 ‘숙성 마라 돼지껍데기’와 ‘숙성 마늘듬뿍 양념 소갈비살’ 2종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혼자 먹기 좋은 180그램(g)씩 소포장 됐고, 보관도 편리해 남은 고기를 처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간편식도 다양화돼 고기를 못 먹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롯데푸드는 ‘제로미트’ 브랜드로 현재 너겟과 까스, 함박 오리지널, 함박 메쉬드포테이토 등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통밀과 대두(콩)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재료로, 고기 못지않은 식감을 구현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 실제 너겟과 까스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지난 7월까지 6만개 넘게 판매됐다. 동원F&B도 글로벌 대체육으로 이름 높은 ‘비욘드미트’를 지난해부터 독점 수입한 이후 버거와 비프, 소시지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롯데푸드의 제로미트와 동원F&B의 비욘드미트는 온라인 채널 외에도 이달부터 채식주의존을 운영 중인 이마트 21개 매장에 입점하며 판로를 더욱 확장했다. 

가정과 캠핑을 통해 고기 소비가 늘자,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전용 소스도 속속 출시됐다. 

CJ제일제당은 스테이크 전용 향신료 신제품 ‘백설 스테이크 솔트&시즈닝’을 선보였다. 스테이크용 소고기와 잘 어울리는 오레가노·바질 등 6가지 허브와 버터를 첨가해, 육즙의 고소함을 더욱 살리는 소스다. 오뚜기는 고기구이뿐만 아니라 수육, 족발 등에도 찍어 먹으면 감칠맛을 배가시키는 가정용 ‘삼겹살 제주식 멜젓소스’를 개발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고 집밥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고기용 소스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 신제품을 기획·출시했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