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전광훈 탈루 조사하라"…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서 야당 공세
"전두환·전광훈 탈루 조사하라"…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서 야당 공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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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양향자, 후보자 답변에 "실망스럽다… 환수 의지 보여야"
우원식 "전광훈 반사회적 행위 조사해 국민 부담 덜어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고리로 또다시 야권 공세에 나섰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은닉 재산을 부각함과 동시에 최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전광훈 목사에 대한 탈루 의혹 조사를 주문했다.

먼저 양향자 의원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악성 고액 상습 체납자에겐 국세청의 환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전 전 대통령은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 아주 악한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당내 잘못된 언행에 대해 사죄한 날이다.

양 의원은 "후보자가 바라보는 전 전 대통령은 어떤 인물인가"라고 물으며 "최소한 국세청과 청장 후보자 시각과 판단에선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악성 고액 상습 체납자라고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이어 "국세청이 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세무조사를 진행한 적 있느냐"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고액체납자에 대해선 아주 엄정하게 수색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다, 개별 납세자에 대한 사안이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일축하자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개별과세정보라는 이유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정보를 일절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국세청은 (전 전 대통령 은닉 재산을) 환수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돌려 비판했다.

여러 차례 질문을 던진 양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지금까지 답변이 굉장히 실망스럽다"며 "이런 악성 고액 상습 체납자,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을 명확히 찾아 환수해주길 바라고 이 자리에서 의지를 명확히 밝히라"고 부각했다.

이후 질의에 나선 우원식 의원은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 전파를 언급하며 전광훈 목사를 겨냥해 "전국민이 반년을 희생하며 쌓아올린 방역과 어렵게 회복해가는 경제를 뒤흔드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공동체 생명 위협하는 행위를 철저히 조사해 국민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탈루 혐의를 확인해보고 있으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전광훈 목사는 대표로 있던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조사위원회로부터 고소고발장이 제출됐고, 지난해 경찰 조사를 통해 일부 횡령 등 정황이 확보됐다"며 "신천지 이만희 회장 때처럼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최근 열린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고리로 연일 야당 비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보수권과 결탁했던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미래통합당이 이번 집회를 사실상 방조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야당은 김 후보자가 청약 가점 등 부동산 투자와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유경준 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총 6번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하며 "감정적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명백하게 고의로 전입 신고한 것이다. 국세청장 후보자가 대놓고 법을 위반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어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 치료를 위해 주소를 옮긴 것이라고 하는데, 치료와 주소 이전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1년 2개월 동안 노모와 후보자, 배우자, 처제, 자녀까지 총 5명이 같이 살았는데 상식적으로 가능하냐"고 따졌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국세청장의 중요한 덕목은 법치"라며 "후보자는 송구스럽다고 대충 퉁 치고 있는데, 법에 대해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서일준 의원의 경우 "어떤 의미에선 장관직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과 청렴성이 확인돼야 하는 자리"라며 "의혹에 대한 입장이 다르면 상세한 소명 자료를 신속하게 제출하고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 중 딸의 학교 적응 문제로 1차례 위장 전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10년 전 일인데 부끄럽게 생각한다. 송구스럽다"고 말했지만, 가족 5명이 방 3칸짜리 아파트에 살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보통 중산층 이하 서민은 그렇게 많이 산다"고 답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