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판매 7월까지 3개월째 상승…증가폭은 '둔화'
미국 소비판매 7월까지 3개월째 상승…증가폭은 '둔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8.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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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실업상태 여전…추가 부양책 집행 '시기' 관건
2020년 6월·7월 미국 월간 소매판매 수정치(계절조정)(단위:10억, 달러). (자료=미국 상무부)
2020년 6월·7월 미국 월간 소매판매 수정치(계절조정)(단위:10억달러). (자료=미국 상무부)

7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지난 5~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한 가운데, 증가 폭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대량 실업상태는 여전한 수준으로, 백악관과 민주당의 속도감 있는 추가 부양책 협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는 '월간 소매판매 수정치'를 통해 7월 소매판매가 전월 5240억달러에서 1.2% 증가한 536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CNBC와 로이터는 이번 수치가 각각 집계한 예상치 2.3% 및 1.9%보다 낮지만, 미국의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7월 소매판매를 부문별로 보면 △가전제품 22.9% △의류 5.7% △식당·주점 5.0% △온라인 쇼핑 0.7% 등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지난 6월 6.0%에 이어 7월 1.4% 증가했다. 이들 업종을 제외한 데이터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자 지출을 구성하는 항목과 유사해진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로 인해 현재의 소비자 지출 수준이 올해 2분기의 평균을 훨씬 상회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직전 2분기에 32.9%(이하 연율) 하락한 실질 GDP는 이번 3분기 18.3% 수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언뱅크의 수석 금융 경제학자 크리스 러프키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간 소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소비자들이 이렇게 돈을 쓰면 경기 침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다만, 7월 소매판매 증가폭은 미국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5월과 6월의 각각 18.3%, 8.4%와 비교해 현저히 둔화됐다. 이에 대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또, 교착 상태에 있는 추가 부양책 집행 시기가 미국 경기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PNC파이낸셜의 수석 경제학자 거스 포셔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가장 큰 단점은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실업률이 매우 높은 시기에 소비자 수요를 지원하는 경기 부양책에 합의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로이터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3달 연속 소매판매 증가 요인을 7월 말 만료된 주당 600달러 추가 실업수당 집행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실업자들은 7월 한달 간 정부로부터 약 750억달러 가까이 지원을 받았다.   

또, CNBC와 로이터는 이날 보도에서 약 2830만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실업수당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당이 줄어든 상태에서 실업 중이라면 지출은 단번에 급감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 회복세가 계속될지 의문이라는 내용이다. 

해군연방신용조합의 기업 경제학자 로버트 프릭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높은 수준인 실업률을 고려하면, 8월 및 이번 가을의 소매판매는 정부의 지원 시기와 규모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러프키도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만약 미 의회와 대통령이 초기 회복 지원을 위한 합의에 서두르지 못한다면, 경기 불황 역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