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수사단 구성… “사안 중하면 구속수사”
경찰,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수사단 구성… “사안 중하면 구속수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7.0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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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고 최숙현 선수에게 애도를 표하는 시민단체.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고 최숙현 선수에게 애도를 표하는 시민단체. (사진=연합뉴스)

최근 벌어진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체육계 관련 폭력, 폭행 등 불법행위를 앞으로 엄정히 수사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체육계 불법행위 특별수사단’을 구성, 수사 대비에 나섰다.

7일 경찰청은 “전국 18개 지방경찰청에 2부장(경무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단을 운영해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불법행위를 확인하면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본청에서는 수사국장을 중심으로 합동 대응 체계를 구성했다.

특수단은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를 ‘특별신고 기간’으로 정해 체육계 지도자나 동료선수의 폭행, 강요, 성범죄 등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

신고를 받은 각 지방청 및 경찰서는 기관에 마련된 신고, 상담센터를 통해 신고자와 상담을 진행한 후 사건을 특별수사단에 인계한다. 인계되면 사건은 보다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가해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구속수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경찰 측은 “체육계에서는 가해자의 우월적 지위로 인해 보복, 따돌림, 퇴출 등을 당하고도 피해자가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데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며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사안일 때는 구속수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유관기관에 통보해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6일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와 주장선수 등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 최숙현 선수 외 피해자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체육계의 폭언, 폭력 사태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날 경찰은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체육계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게 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