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 최초 확산지 40% 무증상 감염…“검사가 답”
이탈리아 코로나19 최초 확산지 40% 무증상 감염…“검사가 답”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7.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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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英연구진, 이탈리아 북부 마을 코로나19 감염 실태 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적이 끊긴 이탈리아 중부 도시 '시에나'의 관광 명소 캄포 광장에 지난 4월1일(현지 시간) 방역 요원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적이 끊긴 이탈리아 중부 도시 '시에나'의 관광 명소 캄포 광장에 지난 4월1일(현지 시간) 방역 요원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 확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최초 확산지로 보고된 마을에서 전체 주민의 40%가 무증상 감염자로 밝혀졌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파두아대와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공동 연구진은 지난 2월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에 소재한 마을 Vo(보)에서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연합뉴스가 1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는 지난 2월21일 이탈리아 내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곳으로 북부 지역 다른 마을 10여 곳과 함께 봉쇄령(주민 이동금지 등)이 내려진 마을이다.

연구진은 봉쇄령 시행 초기 및 14일 이후 마을주민(3200여명)을 대상으로 각각 한 차례씩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봉쇄령 초기엔 마을주민 중 73명(2.6%)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2주 뒤에는 감염자 수가 29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두 차례 검사 모두 무증상 감염자 비율은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발병 초기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줬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탈리아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고열이나 폐렴 등 바이러스 유증상자에 대해서만 검사를 받도록 하는 방역대책을 유지했다. 이 때 무증상 감염자는 전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여러 곳을 이동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공격적인 바이러스 검사를 통한 자가격리 및 도시봉쇄 등의 방역 대응만이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연구를 지휘한 안드레아 크리산티 파두아대 교수는 “코로나19가 조용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특성이 있지만 통제 가능하다”면서 “감염 증상이 있든 없든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크리산티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방역 대응책을 발표하기 전인 지난 2월 이미 전방위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주장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