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스팩 도입 10년 '절반 성공'…코스닥만 활발
주식시장 스팩 도입 10년 '절반 성공'…코스닥만 활발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6.24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닥 전체 상장 건수 중 연평균 26% 채워
코스피선 부정적 인식 등으로 성공사례 전무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현황. (자료=금감원)
코스닥시장 신규상장 현황. (자료=금감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제도 도입 이후 지난달 말까지 10년 반 동안 코스닥시장에 총 180개 스팩이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이 코스닥 신규 상장의 26%가량을 차지하며, 유망 중소기업을 상장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우회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스팩 상장이 3건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모두 상장 폐지됐다.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스팩 도입 10년의 성과 분석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코스닥 시장에 총 180개 스팩이 상장됐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 전체 상장 건수는 690건으로, 스팩이 차지하는 비율은 26.1%다. 2015년에는 코스닥 상장 총 101건 중 45건을 스팩이 채워, 스팩 상장 비율이 44.5%에 달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스팩이 미래이익을 반영한 가치평가, 중소기업 IR(투자 홍보)의 어려움 해소 등의 장점이 있어 유망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수단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스팩은 증권사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상장하는 서류상 회사로,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한다. 상장 이후 3년간 비상장기업을 물색하고 인수합병(M&A) 방식으로 이를 우회 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2010년부터 작년까지 총 1조9278억원을 모집했다. 같은 기간 동안 주식공모금액 25조1209억원의 7.7%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에서 스팩 상장이 비교적 활발했지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 201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스팩 3개는 모두 합병 대상법인을 발굴하지 못한 채 상장 폐지됐고, 이후 상장한 스팩은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법인이 상장하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합병대상법인 탐색이 어렵고, 비상장법인의 우회상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있어 기업공개(IPO)를 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팩 합병 실적을 보면 지난 5월까지 총 94개사가 합병에 성공했거나, 합병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2017년 5월 기준 합병 성공률은 64.3%로 집계됐다. 2017년 6월 이후 상장한 스팩은 아직 3년의 합병기한이 남아있어 집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스팩과 합병한 법인은 합병 후 대체로 매출이 증가했다. 2018년까지 합병에 성공한 68개 스팩 중 43개사가 합병 1년 후 매출이 증가했고, 이 중 30개사는 매출이 2년 연속으로 늘었다.

다만, 공모자금이 유입되면서 연구개발 지출이 증가하거나, 합병 준비 비용이 발생하면서 이들 법인의 영업이익은 대체로 감소 또는 손실 전환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5월까지 합병에 성공한 85개 스팩은 상장 승인일 3개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상승했다. 이 중 67사는 주가가 평균 59.93% 상승했지만, 18사는 7.7% 하락해 대체로 합병 공시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