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식품 수출 기상도…라면·김치 '맑음', 김·맥주 '흐림'
‘코로나19’ 식품 수출 기상도…라면·김치 '맑음', 김·맥주 '흐림'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6.1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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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수요 확대에 라면·고추장 소비 급증, '면역력 증대' 김치도 인기
외식업 위축 장기화로 맥주 해외공급 '반토막', 김도 부진 면치 못해
올해 라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삼양식품 '불닭시리즈'의 베트남 판촉 현장. (제공=삼양식품)
올해 라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삼양식품 '불닭시리즈'의 베트남 판촉 현장. (제공=삼양식품)

‘코로나19’가 올해 식품 수출 판도를 바꾸고 있다. 외식 대신 집밥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라면과 김치, 고추장 수출은 급증한 반면, 외식업 위축으로 수출효자품목으로 꼽혔던 김과 맥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식품 수출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악재로 5월까지 다소 부진한 상황이지만, 라면과 김치, 고추장 등은 ‘K-푸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5월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누계 기준 38억4715만달러(4조6704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5% 줄어든 가운데, 라면과 김치는 30% 중반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라면의 5월 누계 수출액은 2억4930만달러(3026억원)로 같은 기간 35.6% 신장했다. 5월 당월 금액도 40%가량 늘어난 5524만달러(670억원)다. 당초 관련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사재기 등 반사이익은 4월 이후로는 줄어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라면의 인지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차별화와 화제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으면서 소비저변은 확대된 상황이다.

라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신라면 등 매운 라면뿐만 아니라 불닭시리즈·짜파구리 등 화제성이 높은 제품들의 해외 소비도 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한국라면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치도 코로나19로 수출이 확대된 품목이다. 일본·미국·홍콩 등을 중심으로 김치의 장점인 ‘면역력 증대’가 현지에서 다시금 조명 받으면서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5월 당월에만 전년 동월보다 60%가량 늘어난 1418만달러(172억원)를 기록했고, 누계 기준은 36.6% 증가한 5932만달러(721억원)로 집계됐다.

김치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억달러 수출 고지는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상이 미국의 식품박람회 ‘뉴욕 팬시푸드쇼’에 참가해 고추장을 홍보하는 모습. (제공=대상)
대상이 미국의 식품박람회 ‘뉴욕 팬시푸드쇼’에 참가해 고추장을 홍보하는 모습. (제공=대상)

고추장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수요가 늘면서 5월 누계 기준 1909만달러(232억원)로 22.4% 성장했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한국드라마를 접한 젊은 층이 순두부찌개 등 한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고추장 소비가 크게 늘었다. 실제 태국에서 순두부찌개는 112%의 신장세를 보였다. 

aT 관계자는 “드라마 ‘이태원클라쓰’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현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고추장 품절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K-푸드는 김과 맥주가 대표적이다. 김은 지난해 5억8000만달러(7048억원)를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침체된 분위기다. 

주력시장인 일본·중국·동남아에서의 외식업 위축으로 마른김 등 식자재 공급이 줄고, 관광용 인기상품인 김스낵도 해외 공항·면세점 셧다운으로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5월 당월 수출액은 20% 줄어든 4340만달러(527억원)에 그쳤다. 5월 누계는 4% 감소한 2억3028만달러(2798억원)다.

맥주의 5월까지 수출액은 3060만달러(372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0% 줄며 반토막 났다. 최대 시장인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에서 외식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산 맥주 공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