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패싱' 현실화… 21대 국회, 정국경색 최고조
'야당 패싱' 현실화… 21대 국회, 정국경색 최고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6.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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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45명 상임위 사임계 제출… "박병석, 의회폭거 감행"
19일 원구성 마무리 예고 '대치전선 확대'… 여당 부담 커져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6일 상임위원회 강제배정에 항의하며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16일 상임위원회 강제배정에 항의하며 박병석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로 21대 국회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4·15 총선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집권 여당이지만, 제1야당을 무시한 원 구성 강행은 대통령 선거 정국을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를 포함한 소속 의원 45명은 16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상임위원회 강제 배정에 항의하며 상임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 김 수석은 "박 의장의 일방적인 상임위원 강제 임의 배정은 당 차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에 법적 근거 없이 진행한 개별 의원의 상임위원 보임을 일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임계 제출 전 김 수석과 서병수·권영세·유상범 의원 등 25명은 박 의장을 찾아가 "헌정 사상 유례 없는 의회 폭거를 감행했다"고 비판하며 전날 강행한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박 의장과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통합당과 국민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을 통해 법제사법위원장·기획재정위원장·외교통일위원장·국방위원장·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보건복지위원장을 선출했다. 박 의장은 통합당 의원 45명을 이들 상임위에 강제 배정한 바 있다.

박 의장은 통합당 항의에 대해 "최소한의 상임위원장을 선임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고, 자영업자나 일자리를 잃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국회가 시급히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상임위가 일을 빨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과 민주당은 오는 19일까지 나머지 상임위도 구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통합당과의 대치전선은 연일 넓어지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여권을 향해 "과연 이렇게 국회를 다수의 힘만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어제 사회를 본 박 의장께서 다시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대한민국 의회의 실상을 다른 나라에서 뭐라고 평가하겠나"라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남은 시간에 원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여당 스스로 잘 생각해야 한다"며 "과연 이런 식으로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의회가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여기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통합당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협상 재개는 미지수로 남은 실정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에게 연락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가 응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당이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할 가능성은 높지만, 주 원내대표가 김 비대위원장에게 "조금 쉬겠다"고 말한 만큼 며칠간은 회동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