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갈등에 3차 추경도 비상… 여당, 예결위 석권 가능성
원 구성 갈등에 3차 추경도 비상… 여당, 예결위 석권 가능성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6.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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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3차 추경, 위원장 선임 상임위부터 심사 시작"
야당 몫 예결위 선출 지연… 민주당 원 구성 강행 주목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21대 국회가 원 구성을 두고 갈등하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난 극복을 위해 추경을 이번 달 안에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배정이 끝나지 않아 난항을 겪을 공산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야당 몫의 예결위원장 자리도 여당이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나온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위원장이 선출된 상임위원회부터 곧바로 추경 심사를 시작하게 하겠다"며 "위원장 선출을 마치지 못한 상임위는 정부 관계자를 불러 간담회를 열고, 상임위 가동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원 구성을 마치면 즉시 추경 심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정식 정책위원회 의장 역시 "오늘부터 국회를 가동시켜 3차 추경과 민생 입법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3차 추경의 경우 6월 국회 처리 및 7월 초 예산 집행이라는 '타임테이블(시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상임위별 심사 착수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번 3사분기가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인 만큼 6월 국회 회기 내에 3차 추경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35조3000억원 규모다. 전날 18개 상임위 중 6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한 민주당은 추경 심사를 위한 전체회의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등 위원장을 인선한 상임위는 이미 전체회의를 진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나머지 관련 상임위도 위원장을 뽑는 대로 심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큰 문제는 추경안 처리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예결위가 꾸려지지 않았단 것이다. 예결위는 앞서 여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이 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통합당은 민주당 강제 원 구성에 반박하며 보이콧(불참)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국 정상화가 미지수로 남은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3차 추경 처리는 늦어지고, 추경 적용 시점도 놓칠 가능성이 상당하다. 예결위를 꾸리고 추경안 심사에 나서더라도 추경안을 둘러싼 이견이 새 변수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추경안 조속 처리와 예산 집행을 명분으로 최악의 경우 통합당을 제외하고 원 구성을 마치는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

통합당은 여당이 '단독 원 구성'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문제와 최근 벌어진 북한 위협 등을 대처해야 할 긴박한 상황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여러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면서도 "국회를 파행으로 끌고가 우리가 합의된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