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코로나 위기 극복 위해 금리 외 정책도 활용할 것"
이주열 총재 "코로나 위기 극복 위해 금리 외 정책도 활용할 것"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6.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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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서 중앙은행 차원 대응 기조 밝혀
완화적 통화정책 운용하면서 중장기적 금융불균형도 주시
한은 창립70주년 기념영상 중 한 장면과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은)
한은 창립70주년 기념영상 중 한 장면과 이주열 한은 총재. (자료·사진=한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금리 외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한다는 대응 기조를 밝혔다. 또, 그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되, 신용의 과도한 팽창 등 중장기적인 금융불균형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제70주년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신용 흐름 유지를 위해 필요시에는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도 적절히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 금융안정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위기 극복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가운데서도, 중장기적인 시계에서는 금융 불균형이 누적될 가능성에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신용의 과도한 팽창이나 자산가격 거품과 같은 금융 불균형 누증이 위기를 몰고 왔던 사례를 반복해서 봐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이번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되,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이런 이례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 나가는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저물가 장기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위기 이전에도 물가는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밑돌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예비적 저축 유인 증대, 부채 누증에 따른 수요 둔화, 그리고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로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물가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논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연구를 진척 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위기 대응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역할 범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발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이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중앙은행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라며 "그렇지만 이번 위기에서는 중앙은행이 크라이시스 파이터(crisis fighter)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준재정적 역할에 대한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며, 그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중앙은행의 시장개입 원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사회적 컨센서스(의견일치)를 도출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