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한다' 민주당 '일방통행'… 통합당 "독재의 선전포고"
'한다면 한다' 민주당 '일방통행'… 통합당 "독재의 선전포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6.0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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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5일 임시회 강행… 의장단 선출 실시로 '개원'
제1야당 물론 범여권도 우려… "與 독주, 독배 될 수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사이다 정책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5일 21대 국회 첫 임시국회가 열리는 가운데 제1야당은 물론 범여권에서도 177석 집권당의 '일방통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정치권은 이날 국회에서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 선출에 나선다. 한 공당의 단독 개원은 지난 1967년 민주공화당 이후 50여년 만이다.

민주당은 여당 몫인 국회의장에 박병석 의원을, 국회부의장에 김상희 의원을 추대할 예정이다. 국회법 15조에 따라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거하고 재적 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지만, 의장 후보를 여당에서 당내 경선으로 선출하는 방식이 관행으로 정착했다. 다만 이번 국회에선 박 의원과 김 의원을 경선이 아닌 추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대 과제는 '원 구성'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개원을 앞두고 수차례 회동에 나섰지만,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의견을 좁히지 않았다. 

특히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그 다음에 '오는 8일은 상임위원장석을 모두 가져갈 수도 있다'고 사실상 겁박에 가까운 협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통합당이 개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국회의장의 상임위 배분 권한 때문이다. 

임시회가 열리면 교섭단체는 이틀 안에 의장에 상임위원 선임을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사흘차가 되면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을 선출한다. 법대로 하면 개원과 원구성은 모두 오는 8일까지 끝나야 한다. 반대로 의장이 없으면 상임위원 배분도 안 되고 본회의도 열지 못한다. 상임위 배정이 안 됐기 때문에 법안 심사도 불가능하다. 민주당이 의장을 선출하면 의장은 상임위 배분을 강제로 진행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통합당 입장에선 개원에서의 의장단 선출부터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장단 선출에 협의하면 상임위원장 배분은 협상할 수 있고,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지고 가려면 의장이 우리 당 의원까지도 상임위를 강제 배정해야 되는 헌정사에 없는 폭거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흐름을 뒤에 복기해보면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며 "민주당이 우리 당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장을 선출하고, 상임위원장을 뽑는다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첫 날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은 국회를 망치고, 삼권분립의 원리를 훼손하고, 국정을 망칠뿐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는 가장 나쁜 졸속·폭정·독재의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비판은 범여권에서도 나왔다. 같은 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상임위 독식, 야당을 뺀 개원 강행 발언 등은 대결 정치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177석 슈퍼 여당이 된 만큼 협력 정치의 책임을 기꺼이 감당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집권 여당의 독주가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책임 있는 협력 정치를 주도해야 한다"고 부각하기도 헀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