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통과 “홍콩의 정치적 자유는 사망했다”
홍콩보안법 통과 “홍콩의 정치적 자유는 사망했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5.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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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보안법 압도적 통과 
미국, 강력 반대 속 홍콩자치권 조사 등 초강수 거론
리커창 총리, 표결 후 보안법 당위성 설명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28일 홍콩보안법(국가보안법) 제정을 위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표결처리를 강행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홍콩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홍콩의 정치적 자유는 사망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홍콩 특별지위 박탈’ ‘홍콩자치권 조사’ 등을 꺼내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통과를 막지는 못했다고 연합뉴스가 중국 신화망 등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중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앞서 미중은 무역 마찰 및 화웨이(중국 정보통신기업)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 등으로 깊은 갈등을 겪어왔다. 

중국 전인대는 이날 오후 3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체회의(제13기 3차)를 열고 홍콩보안법 초안을 표결 처리했다. 

지난 22일 전인대 소조는 전인대 개막 후 홍콩보안법을 심의하며 추가 의견까지 반영해 내부 조율을 마친 상태로 이번 표결은 이견 없이 순조롭게 처리됐다. 더욱이 전인대는 이미 개막식에서 홍콩보안법 초안을 마련해 소개한 바 있다.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에 중국 정보기관을 두고 반 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골자로 외국 세력의 홍콩 내정 개입과 국가 분열 및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이를 집행할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전인대 소조 심의를 거치면서 더욱 내용이 강화돼 ‘국가안전을 위해하는 행위와 활동을 예방, 금지, 처벌한다’ 등으로 처벌 대상이 확대됐다. 

전인대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홍콩보안법 초안이 통과된 후 빠른 시일 안에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해당 안을 최종 통과시킬 계획이다. 또 이 사안을 홍콩 기본법 부칙에 삽입시켜 즉시 시행할 방침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인대 전체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보안법의 당위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대미 관계 등을 밝혀 가중된 시민 불안 등을 잠재울 전망이다.  

앞서 지난 21일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연기된 바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이로써 두 달 반 만에 개막하게 됐다. 보통 개막 후 2주였던 회기도 8일로 축소시켰다. 또한 기자회견 등도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외부 통제가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한편, 이번 보안법 통과로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수지위가 박탈될 경우 아시아 금융허브로 여겨 온 홍콩의 위상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