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의 유일한 섬나라 위도, 고슴도치를 닮았다 하여 고슴도치 섬으로 불리고 있는 가운데 이곳이 도보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어릴 적 누구나 책으로 읽고 만화로 본 홍길동이 이상향으로 꿈꿨던 섬‘율도국’은 위도를 모델로 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심청전에서 효녀 심청이 눈이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몸을 던진 인당수가 위도의 부속도서인 임수도 해역이라는 설도 유명하다.
그래서 꿈과 낭만이 가득한 신비의 섬 위도는 사계절 언제든 배낭하나 메고 떠나기 좋은 최고의 도보여행지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띨때마다 전설과 사연이 가능한 환상의 섬 위도는 황홀한 풍경으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며 전국의 도보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총 5개 코스로 이뤄진 위도 고슴도치길은 변산마실길과 함께 부안을 대표하는 명품 도보여행지로 전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위도 고슴도치길은 총 26.3㎞로 5개 코스로 나눠져 있다. 제1코스는 파장금~시름~서해훼리호위령탑~위도중고교~개들넘길~시름교~시름 등 총 5.1㎞로 1시간 20분 가량 소요된다.
1코스의 시작점이자 위도의 관문인 파장금은 위도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1970년대 초까지 파시가 형성됐으며 격포에서 출발한 여객선이 제일 먼저 닿는 곳이다.
파장금이라는 이름은 칠산어장을 끼고 있어 많은 어선들이 왕래하고 폭풍이 몰아치면 어선들이 대피하는 마을이며 물결이 길면 어선이 모이는 곳이라 해 붙여진 이름이다. 혹은 파도가 길게 치면 금(金), 즉 돈이 몰려온다는 뜻을 갖고 있다.
제2코스는 진리~치도~개들넘교~개들넘길로 이어지는 4.4㎞ 구간이며 1시간 10분이면 둘러볼 수 있다.
진리에는 위도관아가 있는데 수군진영이 있다 해 ‘진말(진마을)’로 불리다가 일제때 진리라고 칭했다고 한다. 치도는 마을 형태가 마치 꿩모양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진다.
제3코스는 진리~벌금~위도해수욕장~깊은금해수욕장~치도(7.8㎞, 2시간) 코스이다.
벌금은 원래 지대가 낮은 지역으로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서 예부터 소금을 생산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위도해수욕장은 마치 소쿠리 안처럼 돼 있고 1㎞ 규모의 고운 모래사장, 깊지 않은 수심에 백옥같이 맑은 바닷물을 간직하고 있어 한 번 찾으면 또다시 찾게 되는 매력적인 해수욕장이다.
제4코스는 치도~깊은금해수욕장~미영금해수욕장~논금해수욕장~전막리(5.2㎞, 1시간 20분)로 이어진다.
전막리는 고기잡이 어살을 만들었던 곳이다. 마을 앞 해역 갯벌에 대를 쪼개고 발을 엮어서 살을 만들어 바다에 말뚝을 박아 살을 쳐놓고 밀물 때 따라 들어왔던 고기들이 썰물 때 나가다 이 살에 걸리게 돼 많은 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제5코스는 치도~소리~대리~전막리 등 3.8㎞ 코스로 1시간이 소요된다.
소리는 치도에서 대리로 넘어가지 전에 작은 마을이다. 대리를 큰 돼지목이라 불렀던 것에 비해 소리는 소돌목으로 작은 돼지목이란 지명의 유래를 갖고 있다.
마을로 내려가는 입구에 오래된 소나무의 자태가 일품이다. 위도 고슴도치길의 백미는 홍길동전 전설과 심청전 전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라는 점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허균이 지은 소설 ‘홍길동전’은 주인공 홍길동이 수 천명의 부하들과 함께 율도국에 도착한다는 내용이다.
평소 사회모순을 비판하며 조선의 개혁을 꿈꾸었던 허균은 장사암에 머물며 홍길동전을 집필하게 된다.
지난 2000년 여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팀은 전남 곡성군의 관음사 연기설화의 고증과정에서 위도 인근에 있는 임수도가 심청이 빠진 인당수라는 주장을 했다.
지금도 임수도는 물살이 세고 물의 흐름이 복잡한 곳으로 중국 상인들이 이 부근을 지날 때 성난 바다를 잠재우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심청을 바다의 제물로 용왕님께 바쳤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부안에는 위도 고슴도치길 등 명품 길들이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그래서 전국 최고의 도보여행지라 불릴만하다.
부안의 위도 여행지에 대한 권익현 부안군수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권익현 군수는 “걷기여행의 열풍이 불면서 전국에 다양한 길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 길들은 저마다의 풍경과 사연을 담고 도보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그러나 산과 들, 바다, 섬, 노을 등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갖춘 곳은 부안이 단연 으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도 고슴도치길은 섬지역에 조성된 명품 도보여행지로 어디서나 서해바다의 아름다움과 함께 세계 3대 선셋 명소에 뒤지지 않는 최고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며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모두가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이 있는 곳”이라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