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고에 노사 불화…현대重, 분위기 전환 '안갯속'
잇단 사고에 노사 불화…현대重, 분위기 전환 '안갯속'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5.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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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단협과 사고 근본 대책 요구 파업
올 하반기 영업·생산 발목 잡힐 가능성 커
지난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진=연합뉴스)
지난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주 부진을 겪는 가운데,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중대 재해 사고가 이어져 안전사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노동조합의 반발은 여전하다. 또, 노조는 최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함께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하반기 분위기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과 함께 중대 재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28일 4시간 동안 모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파업을 벌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교섭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에서는 올해 들어 4명의 근로자가 작업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25일 조선사업대표의 직급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격상하고, 이상균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을 신임 조선사업대표에 선임했다. 하수 부사장은 안전사고 발생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은 이날 “기존의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잃은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노조는 원청의 관리를 벗어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의 사망 사례를 들며,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구조적인 사고로 본다”며 “원청의 관리 한계선을 벗어나 안전관리가 안 되는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 구조 등을 총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권 회장이 말한 근본적인 차원의 재점검에는 노조의 하청업체 근로자 고용이라는 구조적 문제 해결 요구와 같은 대책은 담기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노조와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며 갈등을 이어오는 가운데, 연이은 사망사고로 노조의 반발이 격화할 가능성 때문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수주 영업과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되는 노사 갈등에 발목이 붙잡힐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집단행동을 통해 회사에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개선 촉구에 대한)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제는 (파업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