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왜 왔니’ 노래 일본서 유래하지 않아… 학회 연구 결과
‘우리집에 왜 왔니’ 노래 일본서 유래하지 않아… 학회 연구 결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5.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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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교육부.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우리 집에 왜 왔니’ 노래가 일본에서 유래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군 위안부 인신매매를 묘사한 노래라는 그간의 의혹은 없어지게 됐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한국민속학회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수주한 ‘초등 교과서 전래 놀이의 교육적 적절성 분석 정책연구’ 결과를 최근 교육부에 제출했다.

지난해 5월 학계 일각에서는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의 놀이노래 ‘하나이치몬메’와 유사하며 ‘꽃 찾으러 왔단다’ 등 가사에서 ‘꽃’이 위안부를 가리킨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일제가 위안부 모집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시 식민지 조선 아동에게 의도적으로 노래를 유포했는데 우리나라가 이 유래를 모른 채 이 노래를 불러왔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우리 집에 왜 왔니’와 ‘하나 이치몬메’는 노래 선율이나 가사 내용이 전혀 다르고 두 놀이 형식도 달라 이런 학계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게 학회 측의 연구 결과다.

또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제강점기 전부터 지역별로 전승한 놀이인 ‘남대문놀이’, ‘벌장수놀이’ 등과 유사하지만 ‘하나이치몬메’는 1930년대 후반 이후에 보급된 노래로 확인됐다는 점도 이 노래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장장식 길문화연구소 소장 등 연구진은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위안부 인신매매를 묘사한 일본 노래에서 유래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이치몬메’를 위안부나 인신매매와 연관해 해석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중국과 영국 등에서도 비슷한 놀이가 발견되는 등 세계적 보편성을 보이는 아동 놀이 형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쎄쎄쎄’, ‘끝말잇기’, ‘연날리기’, ‘구슬치기’ 등 9개 놀이의 유래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개 중 4개가 일본의 놀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쎄쎄쎄’, ‘고무줄놀이’, ‘끝말잇기’ 등이 그것이다.

교육부 측은 정책연구 결과는 시·도 교육청에 공유하고 초등 교육과정에 필요한 놀이 자료 등을 개발할 때 참고한다는 방침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