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새로운 위기?… 외신, 이태원발 집단감염 주목
K-방역 새로운 위기?… 외신, 이태원발 집단감염 주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5.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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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 “정상 복귀의 어려움 보여주는 사례”
워싱턴포스트 “성소수자 보호 미흡… 추적에도 난항”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과 외국인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과 외국인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발(發) 집단감염으로 인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외신들도 한국 상황에 주목했다.

외신들은 최근 코로나19 안정세로 사회 정상화에 한발 앞서가며 ‘방역 모범국’이 된 한국에서 재유행의 조짐이 보이자 “일상 복귀가 얼마나 힘든 지 알려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확진자가 발생한 업소에 성 소수자가 찾는 클럽이 포함된 사실을 언급하며, 환자 정보 공개 시스템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확산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검사로 전염병 억제에서 성공적 국가인 한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2차 확산 가능성과 함께 교육부의 등교 개학 연기 결정 소식을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AFP통신 역시 “한국이 바이러스 억제에서 국제사회의 모델이었지만 새로운 감염 급증이 제2의 확산 우려를 촉발했다”면서 “이에 따라 수도권 모든 클럽 등을 폐쇄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AFP와 CNN은 한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한 시점에서 재확산이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며, 신중한 방역 완화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CNN은 “일찍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며 “아시아의 경험이 보여주는 것은 지속적 경계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한국에서의 재확산은) 정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며 “바이러스 초기 진압에 성공한 한국은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새로운 감염이 보고됨에 따라 방어적인 태도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태원발 집단 감염의 첫 확진자로 추정되는 경기도 용인 66번 확진자가 방문한 클럽 가운데 성 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소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이들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접촉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제공되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정보가 오히려 접촉자들이 숨게 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성애가 한국에서 불법은 아니지만 성소수자들은 거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접촉자 추적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 역시 “많은 방문자들이 동성애자를 둘러싼 낙인 때문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