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경제 침체…금통위, 금리인하 무게
'속수무책' 경제 침체…금통위, 금리인하 무게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5.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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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경제성장률 수정치 대폭 하향 조정 예상
3차 추경 등 정부 기조 발맞춰 통화 완화 전망
지난달 16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 모습. (사진=한은)
지난달 16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임시본부에서 열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 모습. (사진=한은)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한은이 2월에 이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치가 수정되면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이달 28일 열릴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또, 3차 추경 필요성을 시사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은 매년 4차례(2·5·8·11월)에 걸쳐 경제성장률 수정치를 발표하는데, 지난 2월에는 코로나19 사태 불확실성을 이유로 경제 성장률을 기존 2.3%에서 2.1%로 0.2%p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달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이에 발맞춰 기준금리 또한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월 무역수지가 99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도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국내 경제 지표 악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2%로 전망한 것도 금리 인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연간 성장률이 -1% 내외로 예상되고, 하반기 회복되더라도 고용 쪽 회복이 많이 더딜 것 같다"며 "국내 사정이 안정되더라도 유럽과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면 정책은 계속 재정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5월 (기준 금리)인하가 안 되면 7월 금통위에서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월 한은의 수정 전망치 대폭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올해 경제 성장률이나 물가 등이 조정된다면 이것 자체가 금리인하 시그널이 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방향에 공조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주열 총재나 새로 취임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적극적인 통화 정책 대응 필요성을 시사한 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 상황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3차 추경을 준비하고 있고 적자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공급 부분에서 부담이 있는데, 이런 부담을 시장 내에서만 소화하기에는 어려울거란 판단"이라며 "2번에 걸쳐 진행했던 국고채 단순매입 규모보다는 큰 규모의 매입과 더불어 금리인하가 나와야 채권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4월 금통위 때 이주열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새로 오신 조윤재, 주상영 신임위원 같은 경우 취임사에서 통화 정책적인 대응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통화 완화, 금리 인하에 톤을 싣는 발언을 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지난 3월처럼 빅컷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백 연구원은 "인하 폭은 25bp로 예상하는데, 3월 50bp를 인하한 이후에는 금리 인하가 정부 정책에 맞춰서 서포트하는 역할로 표현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나 다른 중앙은행처럼 이전과 같은 빅컷을 하기엔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추가적인 다른 정책을 내놓는 방향으로 갈 듯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