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맥주 신제품 출시 임박…자존심 회복 노린다
롯데칠성, 맥주 신제품 출시 임박…자존심 회복 노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5.0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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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클라우드 드래프트' 첫 선, 점유율 부진 만회 카드
"준비 잘해서 클라우드 아성 깰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칠성의 클라우드와 피츠 맥주. 롯데칠성은 6월 중 클라우드의 확장판인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출시한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롯데칠성의 클라우드와 피츠 맥주. 롯데칠성은 6월 중 클라우드의 확장판인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출시한다.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칠성은 3년 만에 음료와 주류를 총괄하는 이영구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한 이후 주류부문 첫 작품인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오는 6월 출시한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와 경쟁사의 신제품 호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터라, 이번 클라우드 드래프트 출시로 맥주시장에서의 자존심으로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클라우드’ 맥주의 확장판이자 라이트(Light)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우드 드래프트 생산에 돌입했다.

기존 클라우드 맥주에 대한 소비저변이 일부 마니아층에 머물렀고, 2017년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하이트의 대항마로 내세운 ‘피츠 수퍼클리어’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실제 닐슨코리아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제조사 기준으로 롯데칠성은 2018년 6.1%대에서 지난해 4.3%로 주저앉았다. 브랜드별 2019년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판매량)에서도 오비 카스가 36%로 가장 높고,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11.6%, 하이트 7.3%, 테라 7.2% 순이다. 롯데 클라우드와 피츠는 각각 2.1%, 1.5%에 그쳤다. 이들 브랜드는 수입맥주인 칭타오(3.2%), 하이네켄(3.0%)보다 뒤처졌다.

올 1분기의 경우 롯데칠성의 맥주 점유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증권가 추정)대까지 떨어졌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이 6월에 선보일 클라우드 드래프트는 카스·테라와 같은 급의 대중적인 맥주를 목표로 한 제품으로, ‘물 타지 않은 맥주’ 콘셉트로 밀고 나갔던 클라우드보다 풍미는 부드러우면서도 청량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도수는 클라우드보다 0.5도 낮춘 4.5도다. 이는 카스와 같고 테라보다는 0.1도 낮다. 출고가는 500밀리리터(㎖) 병 기준 클라우드(1308원)와 카스(1147원), 테라(1146)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가격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롯데칠성은 그간 부진했던 맥주사업을 회복하기 위한 카드로 클라우드 맥주의 인지도를 앞세우면서도 카스·테라와 같은 대중적인 풍미를 강조한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꺼내고,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물론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가정채널에서는 카스가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고, 출시 1년이 지난 테라도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상승하는 등 국내 맥주시장이 두 브랜드로 양분돼 클라우드 드래프트가 파고들 틈이 과거 맥주시장에 진출했던 당시와 비교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클라우드 드래프트 출시 시점이 맥주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이라는 것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누그러지면서 마케팅·프로모션 등에 별반 무리가 없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 등은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칠성 입장에서 기존 클라우드 맥주의 마니아뿐만 아니라 소비층을 더욱 넓힐 수 있는 기회인데, 결국 마케팅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라면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롯데마트·세븐일레븐 등 그룹 계열의 유통채널을 판촉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테슬라(테라와 참이슬의 폭탄주)’처럼 유흥채널 영업망을 대상으로 소주 ‘처음처럼’과 함께 홍보를 집중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칠성은 클라우드 드래프트 출시와 관련한 마케팅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기존의 클라우드 맥주를 뛰어넘는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6월에 신제품을 출시한 후 시장 반응을 잘 살피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준비를 잘해서 클라우드가 갖고 있던 아성을 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또 일부 매체들이 제기한 피츠 맥주 단종에 대해서는 “피츠는 꾸준히 생산·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단종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롯데칠성은 2014년 이른바 ‘신동빈 맥주’로 불리는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국내 맥주시장에 진출했고, 2017년 두 번째 브랜드 ‘피츠’를 내놓았다. 출시를 앞둔 클라우드 드래프트까지 포함하면 세 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