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천 물류창고 화재원인·사망자 사인 규명 ‘주력’
경찰, 이천 물류창고 화재원인·사망자 사인 규명 ‘주력’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5.0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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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등과 합동 현장감식…사망자 15명 부검 예정
건축주 등 5곳 압수수색…“사고 책임 철저히 밝힐 것”
유가족 다시 만난 이천 화재 사고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유가족 다시 만난 이천 화재 사고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망자들의 사인과 화재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망자들의 경우 혈액을 채취해 혈액 내 일산화탄소 농도 등의 확인을 통해 화재로 인한 사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사망자들은 혈액을 채취할 수 없어 경찰은 국과수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힐 방침이다.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본부는 “최우선으로 수사 중인 사안은 일부 사망자들의 사망 원인이고 두 번째는 화재 원인”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화재 직전 건물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기 사망자들의 사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때문에 혈액을 채취할 수 없는 사망자의 경우 부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일부 사망자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혈액 채취를 할 수 없는 사망자와 유족이 부검을 원하는 경우를 합해 15명을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는 경찰과 소방당국 등 7개 관계기관의 합동 현장 감식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한 1차 합동 감식을 통해, 지하 2층‧지상 4층짜리 건물인 B동의 지하 2층을 발화지점으로 추정했다.

당시 지하 2층에서 우레탄 작업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유증기(기름증기)가 미상의 화원에 의해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또 이날 오전 실시된 2차 현장 감식에서는 지하 2층에 쌓인 잔해물을 제거하고 폭발을 일으킨 화원(火原)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관리의무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전날 건축주와 시공사,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모두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이번 공사 인허가 서류도 이천시에서 확보해 조사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화재 당시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있었는지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었는지 여부 등도 꼼꼼하게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등을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사망한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일용직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지문과 DNA 채취·대조를 통해 이중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