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 '딸기' 코로나19 악재에 성장 주춤
수출효자 '딸기' 코로나19 악재에 성장 주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4.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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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황 저조, 항공운송 차질로 몇 년 만에 하락세
정부, 물류 지원단가 인상·선박수출 대체 등 대책 분주
베트남에서 진행된 한국산 딸기 판촉 현장. (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베트남에서 진행된 한국산 딸기 판촉 현장. (제공=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선농산물의 대표 수출주자로 꼽힌 ‘딸기’가 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올해는 작황 악화에 따른 물량부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 운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딸기 수출은 겨울딸기 위주로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반년 간 진행된다. 특히, 딸기 수확이 집중되는 1~2월은 연간 수출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시기다.

최근 몇 년간 이 시기의 딸기 수출은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수출은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식품 수출통계(aT Kati)’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1~2월 딸기 수출액(누계)은 2017년 1557만달러(약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고, 2018년 1844만달러(229억원)로 18.4% 성장했다. 2019년 역시 17.3% 늘어난 2163만달러(268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1~2월 딸기 수출액은 2065만달러(256억원)로 전년보다 4.5% 역신장했다. 지난해 증가율을 고려하면 20% 이상 급감한 것이다. 수출물량도 19.1% 줄어든 1782톤(t)에 그쳤다. 

수출비중이 가장 큰 홍콩과 싱가포르 모두 금액이 줄었다. 홍콩은 전년 동기보다 20%가량 감소한 602만달러(75억원), 싱가포르도 6.6% 하락한 544만달러(67억원)로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3개국 수출액(726만달러, 90억원)은 평균 12% 정도 늘었으나, 수출물량의 경우 베트남(193t)과 말레이시아(132t)는 각각 6.7%, 14.9% 감소했다. 태국은 지난해 관세가 40%에서 5%로 줄어든 영향으로 그나마 플러스 성장했다.

딸기 수출이 역신장한 이유는 작황 저조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운임 상승과 입국제한 조치 영향이 크다. 

실제 올해는 지난해 가을 태풍과 올 초 개화기에 주산지인 영남·충청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수정불량 빈도가 높아졌다. 그 결과,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20%가량 급감한 상황이다. 

딸기는 보통 상품성 보존과 해외 유통기간을 고려해 항공 수출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운송비는 이전보다 2~3배 급등해 수출업계 부담은 더욱 커졌다. 입국제한 조치에 따른 항공기 운항 횟수도 줄면서 해외로 딸기를 싣고 나갈 물량도 크게 축소됐다. 

딸기 수출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산 딸기에 대한 해외 수요는 이전과 별 차이 없다”면서도 “딸기 품위가 작년만 못한 상황에서, 운송비는 거의 4~5일마다 상승하는데 딸기 선적량은 오히려 30%가량 줄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수출 환경이 악화된 딸기업계의 애로를 최소화하고자 부랴부랴 대응방안을 마련한 모습이다. 

일단 항공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업체 비용부담을 줄이고자 물류비 예산 34억원을 추가 확보해 지원단가를 킬로그램(㎏)당 477원에서 1212원으로 인상했다. 지난 2월 중순부터는 홍콩·싱가포르·베트남 등으로 항공을 대체할 선박 수출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수출농가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품위가 낮은 B급 못난이 딸기를 수매 지원하고, 이를 해외에 진출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