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민영화' 과제 남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완전 민영화' 과제 남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3.2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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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전 1대 주주 예보 의결권 행사 여부 두고 '잡음' 
경영권 자율 보장한다던 당국, 이제와 관치금융 행태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신아일보DB, 우리금융그룹)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신아일보DB,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DLF사태 리스크를 극복하고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임에 앞서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손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감원 내에서 나오면서 의결권 행사 여부를 두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당시 기업 경영권을 보장하겠다고 했던 금융당국이 보인 '배 다른 행태'에 관치금융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25일 우리금융지주는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손태승 사외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주총에 앞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손 회장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손 회장 선임안 부결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1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나머지 과점주주 등이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손 회장은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손 회장이 연임을 이뤄내기는 했지만, 이번 주총을 두고 우리금융 안팎에선 잡음이 많았다.

특히, 예보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높았는데, DLF 사태에 책임이 있는 손 회장의 연임을 예보가 반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우리금융지주의 경영권에 간섭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맞서기도 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독립적 경영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예보도 마지막까지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6년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시기에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과점주주 5개사 대표를 만나 은행경영 자율성 보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했다. 이 때 임 전 위원장은 예보가 우리은행에 비상임이사를 파견하더라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행장 선임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금융에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분위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융감독원 지부는 지난 18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연임 시도는 피해 고객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하며, 손 회장 연임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을 쥐고 있는 한 우리금융이 앞으로도 금융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을 털어내야만 완전 민영화를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애초에 예보가 우리은행에 대한 지분을 매각했어야 한다"며 "영국의 경우도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에 대한 공적자금을 다 팔아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이익이라는 것이 상당히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결국 시장하고 안 맞는 얘기"라며 "자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이유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을 정부가 장악하는 형태의 관치금융을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보와 같은 정부기관에서 주주 의결권에 관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안 될 일"이라며 "한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업을 정치가 장악하고, 정권 입맛대로 가는 부분은 국민이 일자리 날리는 것과 똑같다"며 "오히려 기업을 부실하게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2022년까지 예보가 가지고 있는 지분 17.25%를 올해부터 2022년까지 전부 매각해 우리금융에 대한 완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예보가 우리금융으로부터 회수해야 하는 공적자금은 1조7000억원가량이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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