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퍼질까 잠도 못잤다" '박사방' 피해자의 절규
"영상 퍼질까 잠도 못잤다" '박사방' 피해자의 절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3.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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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지방경찰청)
(사진=서울지방경찰청)

"내 영상이 내일 아침 SNS에 퍼져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너무 겁이 났다.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다."

텔레그램 '박사방'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운영자 조주빈(25)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A씨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학생이던 2018년 조씨로부터 성 착취를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A씨는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채팅 앱을 통해 어떤 사람에게 고액의 스폰 알바 제의가 들어와 휘말리게 됐다"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텔레그램이라는 앱으로 이동하자더니 돈을 보낼 계좌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범행 수법을 설명했다.

이어 "조씨가 주식 사진과 돈 입금 예정 사진을 보여주며 안심을 시켰는데, 중학생 입장에서는 그게 신뢰가 갔다"며 "이후 '돈을 보내주겠다', '휴대폰을 선물해주겠다'며 A씨로부터 주소와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개인정보를 알아낸 조씨는, 이를 빌미로 A씨를 협박해 나체 사진과 엽기적인 성행위 영상 등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미 제 얼굴과 목소리 등 개인 정보가 조씨에게 다 있는 상태여서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며 "40개가 넘는 영상을 촬영해 조씨에게 넘겼다"고 했다.

그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다. 조울증과 우울증도 생기고 한동안 집 밖에 못 나갔다"면서 "여름에도 누가 알아보면 안 되니까 꽁꽁 싸매고 다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고통 속에 살면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사람도 못 만나던 시기에 가해자들은 영상을 유포하며 성욕을 채웠다"면서 "내가 '도구'였다는 생각에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보면서 손이 떨리더라"면서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미성년자 음란물을 공개해버리고 협박을 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고 한 게 정말 화가 나고 미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야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면서 "이 사람이 나와서 반성한다는 보장도 없고 감옥에서 평생 썩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말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며 "이제 그만 힘드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