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림픽시설 주변, 방사선량 높아…그린피스 조사 보고
日 올림픽시설 주변, 방사선량 높아…그린피스 조사 보고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3.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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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 출발지점 71μ㏜…원전 사고 전 평균치 1775배
후쿠시마현 방사선 조사 결과 발표하는 그린피스. (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현 방사선 조사 결과 발표하는 그린피스. (사진=연합뉴스)

7월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의 성화 봉송 출발지인 J빌리지 일대에 방사선량이 주변보다 높은 지점이 다수 발견돼 우려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일부 지점 방사선량은 71마이크로시버트(μ㏜)로 측정됐는데, 이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의 평균치인 0.04μ㏜에 비하면 무려 1775배에 이르는 수치다.

10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재팬은 지난해 10월16일부터 11월5일까지 후쿠시마의 아즈마구장 주변과 J빌리지 주변 등 후쿠시마현의 방사선량을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화봉송 출발지인 J빌리지 주변뿐만 아니라 대피령이 해제된 나미에마치(浪江町)의 시가지에 있는 폐쇄된 초등학교와 그 건너편 숲에서도 주변보다 방사선량이 현저히 높은 지점이 많았다.

J빌리지에 인접한 주차장의 지표면 50㎝, 1m의 방사선량은 각각 6.32μ㏜와 1.7μ㏜였다. 특히 10㎝에서는 시간당 71μ㏜의 엄청난 방사선량이 측정된 곳도 있었다. 해당 수치는 사고 전 기준치와 비교하면 무려 1775배에 달한다.

나미에마치 시가지의 폐쇄된 초등학교와 맞은 편 숲에서는 지상 10㎝ 높이에서 시간당 5.3μ㏜, 50㎝ 높이에서는 시간당 3.1μ㏜, 지상 1 m 높이에서는 시간당 2.6μ㏜ 등 원전사고 전 평균치 보다 높은 곳이 여러 지점에서 조사됐다.

그린피스 재팬은 “도로변 숲에 방사성 물질이 묻은 진흙이 붙어 있는 나뭇잎과 나뭇가지들이 쌓인 곳이 많았는데 조사 결과 어김없이 방사선량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숲 대부분의 지역에서 방사성 오염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가 지난해 태풍으로 오염물질이 빗물을 따라 이동했을 것”이라며 “폭우로 방사성 물질이 이동할 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