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사이버견본주택' 분양시장 맹활약
코로나19 사태 속 '사이버견본주택' 분양시장 맹활약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3.02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사업자, 감염 확산 방지 위해 적극 활용
완전한 실물 대체제보다는 보조수단으로 주목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견본주택 중 평면 소개 화면. (자료=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견본주택 캡처)
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견본주택 중 평면 소개 화면. (자료=매교역 푸르지오 SK뷰 사이버견본주택 캡처)

봄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코로나19 국내 확산세가 심화하면서 주택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은 가운데, 사이버견본주택이 실물 견본주택을 대신해 맹활약하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사이버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있지만, 청약 성적이 나쁘지 않다. 사이버견본주택은 소비자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실물 견본주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보조 수단으로 활용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2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에서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아파트 및 오피스텔은 총 9곳이다.

이 중 인터넷상에 견본주택을 구축해 선보이는 단지는 △수원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아파트) △검단신도시 대성베르힐(아파트) △대구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아파트·오피스텔) △포레나 부산 덕천(아파트)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주상복합·오피스텔) 5곳이다.

전체 분양 예정 단지 중 절반이 넘는 곳들이 실물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견본주택을 택했다. 최근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이버견본주택이 주택 분양 시장의 새로운 풍경이 됐다.

사이버견본주택을 통한 분양이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주택사업자들이 거둔 청약 성적은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이 지난달 사이버견본주택을 통해 분양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1순위 청약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1074가구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45.7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중흥건설이 사이버견본주택을 통해 분양한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1순위 청약에는 426가구 모집에 4만4448명이 접수해 평균 104.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사이버견본주택 중 단지모형 소개 화면. (자료=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사이버견본주택 캡처)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사이버견본주택 중 단지모형 소개 화면. (자료=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사이버견본주택 캡처)

건설사들은 실물 견본주택을 운영하기 힘든 상황에서 사이버견본주택이 대체제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사이버모델하우스는 견본주택 현장에 방문하기 어렵거나 멀리 있는 고객들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수십억원에 달하는 모델하우스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 21일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 견본주택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관한 바 있다. 쌍용건설 자체 집계 결과 온라인 견본주택에는 개관 후 현재까지 1일 평균 약 1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사이버견본주택이 오프라인 견본주택을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억원에 달하는 주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실물 견본주택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집이라는 것은 구매 과정에서 가장 많은 고민과 검토, 생각이 필요한 고관여 제품이다"며 "실제 모델하우스 없이 사이버모델하우스가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도 "입지가 아주 좋은 곳이 아니면 사람들이 몇억원씩 하는 주택을 사이버상으로 보고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직접 와서 마감재도 보고 평형을 체험할 수 있어야만 판매자 입장에서도 더 편하다"고 밝혔다.

판매 후 민원 등 분쟁 방지 차원에서도 실물 견본주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이버견본주택은 아주 멋있고 화려했는데, 실제 집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며 "실물 모델하우스를 운영해도 나중에 실제 입주 시에는 시빗거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