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입국자에 빗장 거는 나라들… 입국제한 30개국으로 늘어
한국발 입국자에 빗장 거는 나라들… 입국제한 30개국으로 늘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2.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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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스라엘 입국 금지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이스라엘 입국 금지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리아 포비아’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한국인 입국을 꺼리는 나라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각 나라는 한국인 입국을 아예 금지하거나 입국 후 검역을 강화해 격리하는 등 강력한 조치들로 자국 보호에 나섰다. 수십 개 나라들로부터 통제를 받은 한국은 하늘길, 뱃길이 모두 막히면서 고립된 형국이 됐다.

운수, 여행 등 관광업계 타격은 물론 문화, 무역, 교육 등 해외 교류가 필요한 분야도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바이러스 보유국으로 낙인되면서 한국은 미개한 나라의 형상으로 세계적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이에 국정 운영의 정상화로 경제가 안정되고 실추된 이미지를 제고해 글로벌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으로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입국 제한 등 조치를 하는 국가는 총 30개국이다. 지난 21일 투르크메니스탄 등 일부 나라가 한국인 입국에 제동을 건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에 빗장을 거는 나라들이 대거 나왔다.

한국발 입국자를 금지하거나 한국 출발 이후 일정기간을 두고 입국하도록 하는 입국 금지령을 내린 나라는 17개다. 마이크로네시아, 키리바시, 나우루, 투발루, 솔로몬제도,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쿠웨이트, 모리셔스, 이스라엘, 이라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검역을 강화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는 입국 제한령을 내린 나라는 13개다. 카자흐스탄, 영국, 태국, 오만, 모잠비크, 콜롬비아, 대만, 일본 등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중국의 경우 일부 지방에서 전날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국적을 불문하고 강제 격리하고 있으나 외교부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 차원의 이런 격리가 중국 정부의 공식 정책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은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에 대해 “지금 당장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며 보류했다.

입국 금지, 입국 제한 등 극단적 조치를 하지 않았으나 한국 여행을 되도록 자제하라는 권고를 낸 나라들도 많다. 네덜란드, 마카오, 오스트리아, 러시아, 뉴질랜드, 몽골, 체코, 라오스 등 22개국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상향하거나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뉴질랜드, 몽골 등 몇몇 나라들은 권고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 직항노선을 끊어버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발 입국자를 거부하는 나라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중남미 지역인 브라질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주변국들이 긴장 상태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 6개 대륙 중 유일하게 바이러스가 도달하지 않았던 남미마저 코로나19에 뚫리면서 주변국들이 방어 태세에 나선 것이다. 당장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나라가 한국에 대해 경계 조치를 내렸다.

18명의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나온 멕시코는 한국에 대해 아직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지 않지만 확진자가 나온다면 말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외 코로나19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도 한국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에는 현재 16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머물러있고 세계는 한국을 기피하고 있다. 국내외로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정부가 이를 타개할 묘수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