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잇단 악재에 사실상‘패닉'
민주, 잇단 악재에 사실상‘패닉'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4.08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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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盧 전 대통령, 법·정치적 책임 논해야”
박지원 “전직 대통령 예우에 맞는 배려 있어야”
친노진영 “할 말 없다, 지금 이야기하기 부적절”

민주당은 4.29 재보선을 3주 앞둔 8일 당 안팎에서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자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공천을 둘러싼 당 내홍도 좀처럼 진전국면으로 전환되지 않은데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공안정국 및 야당탄압이라는 민주당이 주장도 상당부분 무력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참여정부의 도덕성이 실추됨에 따라 예상되는 부정적인 이미지 역시 재보선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당 내부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략지역인 전주 덕진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내정하면서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만류하기 위해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의 사정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에 예정된 울산, 경주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취소한 채 전략지역 공천을 매듭짓는 등 당 내홍을 잡기위해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박연차 리스트 연루의혹에 대해 유감표명과 함께 성역없는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통해 파문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시도도 나오고 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께서 박 회장으로부터 재임기간 중에 정상문 전 청와대비서관을 통해 수억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백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불행한 일이다"고 토로했다.

송 최고위원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에 어떤 연유로 이것(돈)을 받게 됐는지 명백한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특히 "남상국 전 대우건설사장의 자살사건을 통해 우리가 느낀 것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형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문제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해 국민 정서에 어긋난 태도를 보인 것이 문제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 명예훼손 관련 논란이 있지만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다"며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의 자백의 글을 보고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 같은 충격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은 이 사건을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해 국민에게 진상을 공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친노진영은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할 말이 없다"며 "아는 것도 없고, 지금 이야기하기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건네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진실을 토대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논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서 그야말로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회장의 돈이 적어도 대통령 부인에게 건너간 것만큼은 지금 확실해진 것 아니겠나"라며 "법률적으로는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무슨 용도로 그 돈을 주고받았느냐 하는 것들이 밝혀져야 법적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전 대통령께서 스스로 관여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결국 언제 그것을 알게 됐고 또 어느 정도 관여했느냐, 형사법 이론상 무슨 공범관계에 있느냐 등등이 수사를 통해서 규명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가능성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 스스로 인정을 했고 일종의 대국민 사과도 했다"며 "정부에서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걸 맞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KBS와 인터뷰에서 "설마설마 했더니 불행한 일이 드디어 발생했다.

앞으로 이런 불행한 일들이 이제 끝났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참 우울하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의 편파수사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민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일단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 뒤에 잘못됐을 때 특검을 도입해야지 성급하게 특검 얘기는 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