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변서도 검출…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
코로나19 대변서도 검출…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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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만으로 '음성' 확진 어려워… 항문 등 검사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진. (사진=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진. (사진=EPA/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검출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20일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 폐병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에 발표한 최신 논문에 이 같은 내용을 실었다.

연구팀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아 10일째 치료 중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항문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4명(26.7%)이 바이러스 양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염의 후반 단계로 갈수록 환자들이 구강에서 채취한 검체보다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양성률이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실험 첫날에는 바이러스 양성률이 구강 면봉 50%, 항문 면봉 25%로 나타났으나, 실험 5일째에는 구강 면봉 25%, 항문 면봉 37.5%로 바뀌었다.

이는 초기 감염 상태에서는 구강 면봉 검체에서 바이러스 검출률이 높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구강 검체보다는 항문 검체에서 검출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 일부 환자의 경우 혈청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구강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증식하는 상태여도 구강 검체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오류가 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구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PCR)를 하는 것만으로는 검사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구강검체 뿐만이 아니라, 항문검체, 혈청검체를 이용해야 검출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변을 통해 환자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추가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 형태로 화장실의 하수도를 거쳐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국가위건위)는 이날 처음으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6판을 통해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