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쓰는 돼지고기 가격…소비촉진 '안간힘'
힘 못 쓰는 돼지고기 가격…소비촉진 '안간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2.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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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신종 코로나 악재에 소비침체 장기화 지속
올 1월 평균 ㎏당 2923원, 평년 4243원 대비 30% 하락
이마트 990원 삼겹살·홈플러스 590원 앞다리살 등 할인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돈 삼겹살.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모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돈 삼겹살. (사진=박성은 기자)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된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까지 확산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더욱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한돈농가와 손잡고 돼지고기 소비촉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양돈업계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폭락은 더욱 심화하는 분위기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올 1월 돼지고기 탕박(지육·등외품 제외) 킬로그램(㎏)당 평균 도매가격(제주 제외)은 3000원에도 못 미치는 2923원이이라고 밝혔다. 이는 평년(2015~2019)의 4030원보다 27%가량 하락한 수치다. 2월 평균가(7일까지 기준)는 2898원으로 더욱 떨어졌다.

이 같은 가격은 돼지고기 생산비도 못 건지는 수준이다. 보통 사육규모에 따라 생산비는 1000마리 미만의 경우 ㎏당 4570원(1월 기준), 1000~2000마리 미만은 4074원 정도다.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지금과 같은 낮은 도매가격이 유지될 경우, 한돈농가들의 도산은 불 보듯 뻔하다는 얘기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1월 말 기준 돼지고기 1마리 가격은 19만원인데, 정부가 발표한 생산비 32만원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양돈업계는 돼지고기 가격하락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돼지열병·신종 코로나 등의 악재에 따른 소비침체를 꼽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유입된 돼지열병은 농가에서는 지난 10월 이후부터 잠잠하나, 야생멧돼지 폐사체에 따른 확산은 전국 173건(10일 낮 12시 현재)에 이를 정도로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돈농가들은 멧돼지 돼지열병 확산과 국내 돼지고기 품질·전염과는 무관하다며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신종 코로나 확산 등이 맞물려 외식업계의 삼겹살 수요가 감소한 것도 또 다른 소비침체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대형마트의 국산 돼지고기 매출도 감소 추세다. 실제 이마트가 지난 1월부터 2월6일까지 관련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2.5% 줄었다.

이에 유통채널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침체를 벗어나고자, 대한한돈협회·한돈자조금 등 생산자 조직과 손잡고 소비촉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2일까지 한돈 앞다리살 100그램(g)당 590원, 뒷다리살 35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전국 하나로마트 매장을 통해 한돈을 주재료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식사키트)’를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한편, 한돈 마파두부·한돈 안심스테이크·토종 국산 순대국 등 국산 돼지고기로 만든 가정간편식(HMR)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마트도 삼겹살 200톤(t)·목살 50t 등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오는 14~16일 사흘간 국산 냉장 삼겹살과 목살을 30% 저렴한 100g당 990원에 판매할 방침이다.

한돈자조금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한돈몰’에서는 21일까지 40% 할인된 가격으로 돼지고기를 선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도매가 하락과 소비침체로 애로를 겪는 양돈농가의 판로 확보를 위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