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광주시 코로나 공포…방역 초비상
'확진자 발생' 광주시 코로나 공포…방역 초비상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05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의 외부 출입문이 5일 밧줄에 묶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해 코호트 격리가 이뤄진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의 외부 출입문이 5일 밧줄에 묶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생하면서 감염 공포가 퍼지고 있다.

특히 해당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나고도 10일간 '의심환자' 감시망에서 빠져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 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42세 한국인 여성은 오한 및 발열증상을 보인 뒤 그 일대 병원들을 수일 간 방문했다.

환자가 들린 병원은 광주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 등 중·대형 병원 2곳이다.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이곳을 6차례나 방문했고, 입원도 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이 병원들에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슈퍼 전파'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 안에서만 186명이 감염됐고,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보다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에 더욱 취약하면서 전파력이 높았던 탓이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광주시는 '방역 초비상'이 걸렸다. 전날 광주시는 시청 중회의실에서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각 기관과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총 동원해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우선 광주시는 광주송정역과 광주공항, 광천동고속버스터미널, 광주역에 발열감지기를 설치해 운용하기로 했다.

또 광주시교육청과 광산구는 어린이집, 유치원, 노인복지관 임시 휴원 등을 검토하고, 전체 학교에 세정제와 마스크 등을 공급하고 소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과 군 등 관계기관은 허위 신고와 가짜뉴스 등에 적극 대응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힘을 모을 방침이다.

확진 환자가 내원하고 입원까지 했던 광주21세기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는 모두 외부와 격리됐다. 이 병원은 90여 개 병상이 있고, 현재 8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보건당국의 첫 '코호트 격리' 조치다. 코호트 격리는 의료기관을 통째로 격리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당국 지침이 내려질 때까지 입원환자 외출과 퇴원이 불허되고, 의료진의 외출도 금지된다. 다만 일부 의료진만 자가 격리됐다.

광주 시립 예술단원 300여명에게도 자가 격리 명령이 내려졌다. 문화예술회관은 예술단 소속 공무원이 아내가 입원했던 21세기병원에서 간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이 초지했다.

문화예술회관은 사전 허가받은 출강, 외부공연, 개인 레슨 등 모든 외부활동도 금지했다.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예방적 차원의 자가 격리"라며 "공무원들과 달리 예술단원들은 시민을 상대로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심각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