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우한 전세기' 탑승…일각서 '보여주기식' 지적
조원태 회장 '우한 전세기' 탑승…일각서 '보여주기식' 지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1.3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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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끝 동승 최종 결정…주총 앞두고 우호적 여론 형성 제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0일 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탑승한다.

이날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밤 우한으로 출발하는 전세기에 동승하는 사안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한 끝에 탑승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체류 교민을 수송하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기로 결정하고, 중국 당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당초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와 정오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각각 1대씩 총 2대가 우한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측은 우선 전세기 1대만 승인하겠다는 통보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동조합 간부(상근) 3명과 대의원 10명을 포함한 지원자 30여명으로 우한 전세기에 탑승할 인원을 꾸렸다. 조 회장도 전세기 탑승에 자원해 외교부 측과 탑승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승무원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원을 높이 평가한 데 이어 이들을 격려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전세기 탑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오는 3월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린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며,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세기 내에서 조 회장이 맡을 역할이 없고, 전세기에 탑승한 승무원에 대한 보상 등에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정부가 우한에 전세기를 보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세기에 탑승할 승무원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특별수송편 비행 후 추가 감염 위험에 대한 예방 조치로 일정 시간 특별휴가를 줘 자가격리조치를 하고, 업무배제에 따른 승무원들의 임금과 업무 손실에 대한 보상을 약속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아직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