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돈, 노무현 前대통령 유입 추적”
“박연차 돈, 노무현 前대통령 유입 추적”
  • 김두평기자
  • 승인 2009.03.3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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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카사위에 거액 전달 정황 포착…장인태 전 차관 구속기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3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에게 거액이 전달된 정황을 포착,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홍콩 현지법인인 APC(Asia Pacific Company)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중 500만 달러를 지난해 2월 미국 연모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연씨가 관리해 온 계좌의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 들어갔는지, 노 전 대통령은 이 돈의 실체를 언제 알았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연씨는 그러나 이 돈을 사업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 측도 최근에야 이 돈이 전달된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APC의 계좌를 모두 받지 못한 상황이고 박 회장 진술도 없다”면서도 “계좌를 넘겨 받으면 확인할 계획”이라며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앞서 홍콩 사법당국을 통해 APC가 자금거래를 해온 HSBC, SC 등 홍콩의 주요은행에 보관 중인 APC 관련 자료를 넘겨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APC 계좌의 비자금 685억원은 발견 당시부터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일부가 국내로 유입돼 정치권 로비 등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사팀은 “제기된 의혹은 모두 확인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검찰 안팎에서는 이 비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수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찌됐건 검찰이 이를 규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의 말대로 아직 APC 계좌 관련자료가 모두 확보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 회장으로부터 8억원을 받은 장인태 전 차관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돈을 전달한 김태웅 전 김해시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은, “마음 크게 먹고 한번 도와주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말에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 전 시장을 통해 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그간 박 회장의 로비의혹과 관련 6명을 구속하고 2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주 새로운 인물을 체포·소환하지 않고 이들에 대한 보강조사를 실시,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