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백원우, 박형철에 ‘유재수 감찰 중단’ 청탁했다”
검찰 “백원우, 박형철에 ‘유재수 감찰 중단’ 청탁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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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진=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사 당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서 수차례 감찰을 중단하는 청탁을 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20일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가 국회에 제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2017년 감찰 당시 백 전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에게 “유재수를 봐주는 건 어떻겠느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제안을 거절당한 백 전 비서관은 얼마 뒤 “유재수의 금융위원회 사표만 받고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청탁을 했고, 박 전 비서관은 “감찰을 계속해야 하고 수사 의뢰까지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박 전 비서관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조 전 장관에게 그간 조사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과 후속조치를 상세히 보고했고, 조 전 장관은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온다”며 “백 비서관과 처리를 상의해보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에 백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참여정부 인사들이 유재수가 자신들과 가깝고 과거 참여정부 당시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니 봐달라고 한다”는 취지의 청탁을 전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또 백 전 비서관은 “유재수가 현 정부 핵심 요직에 있고 현 정부 핵심인사들과 친분 관계가 깊은데 정권 초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유재수의 비위가 크게 알려지만 안 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에게 유재수 구명을 거듭 청탁했던 이유는 김경수 경남지사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연락 때문인 것으로 봤다.

김 지사는 유 전 부시장으로부터 구명 청탁을 받고 평소 알고 지내던 백 전 비서관에게 여러번 연락해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우리와 함께 고생한 사람”이라며 “지금 감찰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검찰은 윤 전 실장도 유 전 부시장의 부탁을 받고 백 전 비서관에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나와도 가까운 관계”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감찰 중단을 청탁했다고 봤다.

조 전 장관이 애초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특별감찰을 직접 지시하고 중간보고를 받으면서 계속적인 감찰을 지시했다가 청탁이 이어지자 감찰을 중단했다는 정황도 제시됐다.

한편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은 2017년 10월께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던 중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자체 감찰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던 조 전 장관 등이 감찰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시함에 따라 감찰이 중단된 사건을 말한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의 비리를 알면서도 수사기관에 이첩하지 않고 감찰 중단 지시를 내리고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있을 당시 권한으로 유 전 시장에 대한 비리 감찰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날 조 전 장관뿐만 아니라 백 전 비서관, 김 지사, 윤 실장 등이 인맥을 이유로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구명한 사실을 파악하면서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과 관련한 조사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