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란, 미국 공격 후 ‘추가 보복 없을 것’ 의사 전달”
NYT “이란, 미국 공격 후 ‘추가 보복 없을 것’ 의사 전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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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대사관 통해 메시지… 美 군사적 반격 막는데 영향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후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후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이란이 최근 미군기지를 공격한 후 미국에 “추가 보복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더는 추가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이 한 번은 참겠다는 취지로 군사적 반격을 바로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8일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직후 이란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추가 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은 이 메시지를 이란으로부터 받은 지 2분 만에 미국 주재 스위스 대사관과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표에게 보냈고 5분도 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후문이다.

이 팩스를 전달받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 공격의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과 함께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중 팩스를 받은 이들은 “침착하자. 공은 우리 코트로 넘어왔다. 서두를 필요가 없고 하룻밤 자면서 생각해보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각 반격을 하려 했던 미국은 이란 측이 추가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전해오면서 물리적 제재보다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대응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오후 사상자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고 이란의 비밀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윗에 “괜찮다.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는 글을 게시했다. 다음 날 그는 “이란이 물러나는 것 같다”며 “군사 작전 대신 경제 재제로 대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이 사실상 퇴군하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미군 사상자도 없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굳이 군사적 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신문은 이란이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보복하기 위해 미 공군기지 2곳을 폭격했지만 추가 보복성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곧바로 전달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즉각 반격을 막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한편 미국은 앞서 자국 민간인 1명이 이라크 카티이브-헤즈볼라 등의 소행으로 보이는 로켓포 공격으로 사망한 데 따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기자 5곳을 폭격한 바 있다.

이에 이라크 정부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했고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그 지지 세력이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을 습격해 반미시위를 벌였다. 그러자 미국은 대사관 습격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보고 그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제거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으로 이란은 미군기지에 보복공격을 가했고 미국은 “추가 보복은 없다”는 이란의 의사를 받아들여 군사 반격 대신 경제제재로 대응하기로 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