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탄핵 관련 소환된다면 증언할 것”
볼턴 “트럼프 탄핵 관련 소환된다면 증언할 것”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1.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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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진술 나올 시 새로운 국면 맞을수도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P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P 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심리와 관련해 상원에 증인으로 소환된다면 출석해 생생한 증언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6일(현지시간)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의 탄핵 논란 중에 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전직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나의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상원이 나의 증언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한다면 나는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볼턴은 앞서 하원의 탄핵조사 과정에서도 유력한 증인으로 거론됐지만 자신의 부하였던 찰스 쿠퍼먼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증언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이에 따르겠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쿠퍼먼 전 보좌관은 하원이 소환장을 발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 거부 명령에 반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민주당은 쿠퍼먼 소환을 철회했다.

이로써 출석 여부를 둘러싼 법원의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탄핵소추안은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넘어갔고 이 시점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상원 소환 시에는 출석해 증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외교계 일각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이 증언대에 서면 폭탄 증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외교 정책 이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다 지난해 9월 경질됐다. 경질되기 전 볼턴은 당시 탄핵 추진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원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백악관 회의에도 직접 참석했고 그 회의 내용 등을 꼼꼼하게 메모했다.

메모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회의 내용과 발언을 메모했던 만큼 당시 상황에 대해 생생한 증언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중요한 건 그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볼턴은 변호사를 통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이미 알려진 것은 물론 알려지지 않은 많은 대화와 만남에 관여돼 있다고 밝히는 등 증언대에 서면 폭탄 증언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볼턴의 입에서 치명적인 진술이 나올 경우 탄핵심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볼턴의 증언 여부가 탄핵심판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공화당을 향해 볼턴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공화당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두 세력의 기세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탄핵 심리가 시작될 때까지 증인 소환 여부에 대한 결정은 연기돼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상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이 볼턴이나 다른 증인의 청문회 없이 심리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관측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배경이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군사원조를 고리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의 비리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9월 내부고발자의 고발 내용이 언론을 통해 폭로되자 미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그해 9월24일 탄핵조사를 공식화했다.

inahlee@shinailbo.co.kr